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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에서 11년 입시 담당”…학부모 속여 4억 뜯은 고졸 강사

“대치동서 11년 입시 경력” 거짓말
시간당 최고 30만원 수업료 받아
총 4억 사기 혐의…1심 징역 7년 선고

입력 : 2024-05-26 16:51/수정 : 2024-05-26 17:04

명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11년 경력 입시 코디네이터라며 학부모를 속이고 4억여원을 뜯어낸 전직 학원 강사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사기 및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해 11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5월 서울 강남구 카페에서 아들의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B씨를 만나 “나는 대치동에서 11년간 대학입시를 담당했고, 명문대 영문학과 출신”이라며 “내가 관리하는 유능한 선생님들이 있는데 강사진의 최소 학벌이 나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오피스텔 건물에 8개 방을 마련해 학생 11명을 가르치고 있다”며 “그 선생님들에게 수업을 받으면 아들을 원하는 고등학교로 진학시킬 수 있으니 수업료와 교재비를 지급해달라”고 해 1억1380만원을 건네받았다.

하지만 A씨 최종학력은 고등학교 졸업이었고, 서울 관악구 일대 보습학원 보조강사 및 아르바이트 경험만 있었을 뿐 대치동에서 11년간 대학입시를 담당한 경력은 없었다.

A씨가 관리 중이라는 명문대 출신 강사들도 존재하지 않았다. A씨는 강사들을 과외 매칭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했다. 오피스텔 8개 호실 공부방도 없었다.

A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시간당 적게는 8만원, 많게는 30만원 상당의 수업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2만5000~7만원만 강사진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챙겼다.

A씨는 동일한 수법으로 재수생 아들의 명문대 진학을 원하는 학부모 C씨에게 2020년 6월 접근해 5446만원을 뜯어냈다.

또 A씨는 2020년 4월 같은 아파트 주민인 미대 입시생 딸의 학부모 D씨에게 “미대 교수 3명과 친분이 있다”며 “교수 3명과 그 교수들이 이끄는 팀의 강사로부터 지도받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D씨로부터는 2억37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현직 미대 교수들과 친분이 전혀 없었고, 일부 교수는 실재하지도 않는 인물이었다. A씨는 강사를 과외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한 뒤 자신과 미대 교수가 실제 친분이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용해 각종 거짓말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합계 4억원이 넘는 거액을 편취했다”며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에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또 다른 사기 범행을 저지르거나 강사에게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아 이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의 엄벌 탄원서가 제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증인신문 기일 당일에 변호인을 불출석하도록 해 증인신문이 적시에 이뤄질 수 없도록 하거나 변호인을 재판 당일에 사임시키는 등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켜 증거조사가 이뤄질 수 없도록 했다”며 “구속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 기일에 불출석했다”고 질타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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