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MZ들, 밥 굶어본 적 없어… 1억원 모아봤나” [인터뷰]

김경필 한국머니트레이닝랩 대표 인터뷰
“골프는 월급 1000만원 넘으면 해야”
“택시는 지양, 커피는 탕비실에서”

김경필 한국머니트레이닝랩 대표는 ‘돈쭐남(돈으로 혼쭐내는 남자)’으로 이름을 알린 재테크 전문가다. 김 대표는 특이하게도 자산 형성에 있어 투자가 아닌 ‘소비 절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리한 주식·가상화폐 투자를 이기지 못하고 개인회생 등 경제적 실패에 내몰린 청년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산 형성의 기초인 ‘덜 쓰는 습관’을 통해 돈을 모으려는 젊은층이 김 대표를 찾는다.

반면 ‘한탕 대박’의 꿈 대신 꾸준하고 성실하게 돈을 모으라는 그의 조언이 시대에 맞지 않다는 반발도 적지 않다.

김 대표는 그럼에도 ‘월 소득 1000만원 미만 골프 금지’ ‘월급 6개월치 이상의 자가용 구매 금지’ 등 소비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김 대표를 직접 만나 ‘MZ세대의 자산 형성 방향’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김경필 머니트레이너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기자

-최근 젊은층은 저축보다 소비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관념’이다. 현재 20·30대는 속된 말로 남의 돈이 우스워진 상황에 있다. 부모님 세대는 절약 정신이 몸에 배어 있는데, MZ세대는 아무리 가난해도 밥을 굶어본 적이 없다. 부모들이 자식들을 이른바 ‘금쪽이’로 키우며 뭐든지 다 해줬다. 경제 교육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인데, 그런 능력이 사라졌다”

-예전보다 젊은 층의 ‘서울 아파트’ 선호도 강해졌다.
“무언가 선택을 할 때 최고급이 아니면 안 한다는 심리가 크다. 예전엔 신혼부부가 소위 말하는 ‘빨간 벽돌 빌라’ 단칸방에서 시작해 방이 두 칸인 집으로 옮기고, 세 칸인 집으로 옮기고 마지막에 아파트로 옮기는 게 인생의 기쁨이었다. 수도권 주요 도시만 가도 30평 아파트를 3억원대에 구할 수 있고, 서울로 통근이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젊은이들은 ‘서울 아파트’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좌절감이 오는 것이다”

-억대 연봉이 아니면 골프를 칠 수 없다고 강조해왔는데, 설명을 좀 해 달라.
“월 소득의 10% 안에서 문화·레저비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골프의 경우 경력 20년 이상 베테랑이 아닌 이상 최소 월 100만원이 필요하다. 필드를 안 나가고 스크린 골프만 칠 수 있겠나. 연습장 가고 레슨 받고 장비 사고 내기 골프도 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 (월 소득 10% 레저비 기준을 적용하면) 소득이 월 1000만원은 넘어야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 “열심히 사는데 해외 여행 정도는 갈 수 있지 않나” 같은 푸념도 있다.
“중요한 건 수중의 돈을 지금 쓸 거냐, 나중에 쓸 거냐의 문제다. 돈을 모으고 절약하는 사람들은 괴로울 것 같지만 나름대로 ‘통장을 바라보는 재미’라는 성취감이자 기쁨이 있다. 반면 수입차를 구매하고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기분이 좋은 것 같다가도, ‘5년 후의 나’가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면 답이 안 나온다. (이대로라면) 10년 후에도 달라지는 게 없겠다고 생각하며 좌절감을 맛보는 거다”

- 젊었을 때만 할 수 있는 경험도 있지 않나. 지금 시대에 해외여행을 가지 말라는 건 가혹하지 않나.
“ 가지 말라는 건 아니다. 월급이 300만원이어도 갈 수 있다. 다만 여행 자금이 연봉의 5%를 넘으면 안 된다. 1년에 200만원씩 3년을 모으고 계획을 세워서 가라는 거다. 특히 유럽 여행은 일평생 1~2번 가는 것이다. 돈을 모으면서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가야 한다. 그저 ‘핫플레이스’라는 이유로 사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다면 여행 가는 의미가 없다”

-‘이것만 줄여도 저축이 잘 되겠다’ 싶은 게 있다면.
“해외 여행이나 수입차 구매는 사실 지적 해봐야 안 고쳐진다. 대신 과소비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소비인 것을 줄이면 달라지는 게 있다. 커피 한 잔은 과소비가 아니지만, 하루에 3잔씩 마시는 건 과소비다. 기본요금 나올 거리는 택시 타지 말고, 외식 대신 구내식당을 가라. 1년에 500만원은 더 모인다”

-‘저축률 0% 세대’가 온다는 얘기마저 나오는데.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300만원 벌면서 500만원을 쓰는 사례도 많다. 신용카드를 쓴다는 것은 미래의 내게 돈을 빌리는 것이다. 특히 신용대출은 월급의 3개월치 이상을 받으면 거의 못 갚는다. 실제 20·30 세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고, 신용불량자도 24만명이나 된다. ‘삼포세대’가 확대되면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리가 커진 탓도 있다”

-‘1억원을 모아보라’는 조언을 자주 강조한다.
“가령 5년 안에 1억원을 모으려고 한다면 자기관리가 필수다. 술, 담배, 유흥에 찌든 사람이 이걸 할 수 있겠나. 목표를 가진 순간 인생에 대한 태도가 바뀐다. 또 결혼, 주택청약, 창업, 투자 등 다양한 기회에 대한 선택지가 생긴다. ‘1억원 모으면 뭐가 달라지는데요’라고 묻는 사람들의 99%는 이 돈을 모아본 적이 없다. 이렇게 비꼬듯이 의심하지 말고 일단 만들어 봐라.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