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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기레기’ 표현 모욕죄 아냐… 대법, 무죄 판단 이유는?

“전후사정 봤을 때 사회상규 위배 안 돼”

입력 : 2024-05-24 11:13/수정 : 2024-05-24 13:58

지역 언론사 대표를 “거물급 기레기”라고 표현해 모욕죄로 기소된 누리꾼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지난달 25일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8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순천 지역 인터넷 언론사 대표 B씨를 일컬어 “순천에서 거물급 기레기라고 할 수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가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씨가 운영하던 언론사 부설 여론조사 기관이 ‘순천시장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일반 전화를 여러 대 개설해 중복 응답하면서 지지율을 올렸다는 의혹이었다. 이에 A씨는 해당 의혹에 대한 비판성 글을 여러 차례 게시하고 B씨의 해명을 요구하며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문제의 댓글을 달았다.

1심과 2심은 “‘기레기’라는 표현은 언론인에 대한 외부적 평가와 명예를 저하하는 경멸적 표현”이라며 “이를 단지 저속하거나 무례한 표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2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해당 표현이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은 수긍하면서도 전후 사정을 따져봤을 때 사회상규에 위배되는 표현은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의견은 대체로 객관적으로 타당성 있는 사정에 기초한 것”이며 “다소 부적절할 부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터무니없거나 허황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레기’ 표현은 기사나 기자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에서 비교적 폭넓게 사용되는 단어로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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