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대구판 돌려차기’ 징역 50년→27년 감형… 50대에 풀려난다

혐의 인정·반성·범행미수·우발범행·1억원 형사공탁 등 이유
재범 위험성 높지 않다는 판단도
피해자 측 2심 감형에 “너무 억울하다” 분통

입력 : 2024-05-23 10:37/수정 : 2024-05-23 13:52

귀가 중이던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하고 피해자 남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20대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27년형이 선고됐다. 1심 선고인 징역 50년에서 23년이 감형됐다. 피해자 남자친구는 뇌가 손상돼 사회연령이 11세로 퇴화하는 등 영구적 장애를 입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성욱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9세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 여성은 손목동맥이 끊어지고 신경이 손상되는 상해를 입고 피해 남성은 저산소성 뇌 손상에 따른 영구적인 뇌 손상 장애를 입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장래 이와 유사한 모방범죄 발생을 막기 위한 예방적 차원에서도 피고인을 중형에 처할 필요가 있는 점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도 피고인에게 감형 사유가 다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부터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성폭행과 살인이 모두 미수에 그친 점, 살인 시도는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으로 보인다는 점, 피해자의 후유증이 미약하게나마 호전된 점, 재범 위험성이 높지 않은 점, 피해자들은 거부하지만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아 1억원을 형사공탁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징역 50년)이 부당하다고 봤다.

A씨는 지난해 5월 대구 북구의 원룸에 들어가는 20대 여성을 뒤따라 들어가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자신을 제지하는 피해자의 남자친구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그는 범행에 앞서 인터넷에서 ‘강간’ 등을 검색하고 흉기를 구매한 다음 배달 기사 복장을 하고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이 사건으로 피해 여성은 손목 신경이 손상됐고, 남자친구는 뇌 손상을 입었다. 간신히 의식은 회복했지만, 사회 연령이 11세 수준으로 퇴화해 간단한 일상 생활에도 어려움을 겪는 영구적 장애를 입었다.

이 사건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비교되며 ‘대구판 돌려차기 사건’으로 불렸다.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산 가운데 1심 재판부는 검찰 구형량(30년)보다도 높은, 유기징역 최고형인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피해자 남자친구는 언론 인터뷰에서 “처벌이 너무 가볍다. 억울하다”며 “범인이 1심 판결보다 더 낮은 형을 받으니 여자친구가 너무 억울해한다. A씨 범행으로 다친 부위가 엄청나다.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해 너무 억울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