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BI, 압수수색 때 날 사살하려 발포 준비”

입력 : 2024-05-23 06:15/수정 : 2024-05-23 08:09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맨해튼 형사법원 법정에서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문건 유출 자택 압수수색 때 연방수사국(FBI)이 자신을 사살하려고 발포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사법당국에 대한 비난 여론을 키우려는 의도로 허위 사실을 주장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2022년 8월 FBI가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을 수색하는 과정에 자신을 사살하기 위해 발포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보낸 이메일에서 “그들(FBI)은 나를 쏘는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그들(민주당)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은 나를 죽이고 내 가족을 위험에 빠트리기 위해 무장된 상태였다”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조 바이든과 법무부는 FBI의 살상 무기 사용을 허가했다”고 말했다.

WP는 “이는 FBI의 총기류 사용과 관련해 정책 기준을 극도로 왜곡하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FBI는 요원 본인이나 다른 사람에게 사망 또는 심각한 신체적 상해를 입힐 임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날 공개된 마러라고 압수수색 관련 법원 문건에는 이런 내용이 담긴 ‘정책 성명’이 포함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반적인 총기류 사용 규정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실제 FBI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택에 머무는 날을 피해 수색 날짜를 정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에 사전 예보도 했다. FBI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면할 일도 없었던 셈이다.

FBI는 이날 “수색과정에 다른 모든 경우와 마찬가지로 총기 사용 등에 있어 기준을 따랐다”며 “누구도 추가적인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경쟁자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는 근대 미국 역사에 없는 수준의 잘못된 주장을 펴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사법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근거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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