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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 포위’ 러, 영해 경계 변경 추진… 나토 반발

법안 마련해 근해상 섬 국경 조정
러 “안보 보장 위한 조치”
핀란드·리투아니아 강력 반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국빈방문한 중국 하얼빈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가 발트해 영해 경계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핀란드,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합류하며 발트해 지정학적 긴장과 대립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토 소속 주변국들은 발트해 영해 경계 변경 움직임에 반발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1일(현지시간) 핀란드만 동쪽과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 근해상 러시아 섬들 주변의 국경을 조정하는 것을 제안하는 법안 초안을 마련했다. 이 내용은 정부 법률 포털에 게시했다.

초안에는 영해 경계를 조정하는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 조정할지, 발드해 주변국들과 협의를 했는지 등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1985년 옛 소련이 승인한 현 경계가 현대 지리적 상황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변경의 근거로 제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발트해 영해 경계 변경에 정치적인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트해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대립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우리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관련 부서가 적절히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DB

러시아는 발트해에서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 이어 핀란드와 스웨덴까지 인접국 전체에 포위당하는 형국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위협을 느끼고 중립국 지위를 포기, 나토에 가입한 뒤 나토와 접한 러시아 국경선은 기존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러시아가 발트해 영해 경계 변경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핀란드와 리투아니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엘리나 발토넨 핀란드 외무장관은 엑스(옛 트위터)에서 “연안국의 해양구역 정의와 개정에 대한 조항이 포함된 유엔 해양법 협약을 준수할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리투아니아 외무부도 “러시아의 영해변경 추진은 또 다른 ‘하이브리드전”이라며 “공포와 불확실성, 저의에 대한 의문을 확산하려는 시도”라고 비판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나토와 유럽연합(EU)에 대한 명백한 도발로 적절히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 인접한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는 미사일 발사대와 비행장을 보유한 군사도시다. 핵무기를 이전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지역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자국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발트해의 국경선과 경제수역, 대륙붕의 해상 국경을 변경할 의도가 없었고 지금도 없다”고 반박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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