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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으로 사지절단” 英의원 ‘컴백’…“보고 싶어하는 의원 될 것”

보수당 하원의원 크레이그 맥킨리
재활 마치고 의정활동 복귀 추진

패혈증으로 팔다리를 모두 절단한 크레이그 맥킨리 영국 하원의원이 최근 재활치료를 마치고 의정활동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BBC 홈페이지 캡처

패혈증으로 팔다리를 모두 절단한 영국 현역 하원의원이 의정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입원 8개월 만에 재활치료과정을 마친 크레이그 맥킨리 하원의원은 21일(현지시간) B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정계 복귀 계획을 밝혔다.

영국 보수당 소속으로 사우스 타넷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맥킨리 의원이 몸의 이상을 느낀 건 지난해 9월 27일이었다.

당일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진단을 받은 그는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중태에 빠졌다. 이튿날 아침, 맥박이 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챈 약사 출신의 아내 덕에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맥킨리 의원이 패혈성 쇼크에 빠졌으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아내에겐 “생존 확률이 5% 이하”라는 소견도 내놨다.

패혈성 쇼크는 인체에 침입한 세균이나 미생물이 전신에 염증과 장기부전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혈관 속 피가 응고되면서 혈전들이 생기면 신체 부위가 괴사하기도 하며, 사망률이 40~6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입원 16일 만에 기적적으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그는 안도할 틈도 없이 “양쪽 팔과 다리를 모두 절단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지가 이미 검고 딱딱하게 썩어들어간 상태로, 더 이상의 괴사를 막기 위해서는 한시 빨리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맥킨리 의원은 “사실 사지를 절단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며 “의학 학위가 없어도 그것들(팔다리)이 이미 죽은 상태라는 건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절단 수술을 마친 그는 지난한 재활치료과정을 거친 끝에 2월 말부터는 스무 걸음 남짓 홀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의족 사용에 익숙해졌다.

맥킨리 의원은 “가끔 우울한 순간을 겪기도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불평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집중하고 감사하려 한다. 팔다리가 없어도 할 수 있는 일들을 매일 하나씩 새로 깨닫는다”고 말했다. “아내가 없었으면 이 모든 건 불가능했다. 의족과 의수를 찬 내 모습에 빠르게 적응해 준 딸에게도 고맙다”며 힘든 시간 곁을 지켜준 가족들을 향한 헌사도 잊지 않았다.

맥킨리 의원은 입원 8개월 만에 본업으로 복귀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패혈증은 발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질병”이라며 국회로 돌아가 패혈증 인식 개선 및 조기 진단을 위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개편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3선 국회의원’ 꿈도 꺾지 않았다. 맥킨리 의원은 올 하반기에 예정된 차기 총선 출마를 예고하며 “최초의 생체공학(bionic)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웨스트민스터궁(영국 국회의사당)에 견학 온 어린이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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