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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日기업 상대 소송 일부 승소

광주지법, 1500만여원 배상 인정 판결
유족 8명 중 7명은 소멸시효 지나 기각

일제강점기 가와사키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김상기씨가 생전 강제동원 피해를 적은 진술서. 광주지법은 22일 강제동원 피해자 고 김씨의 유족이 가와사키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뉴시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이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광주지법 민사3단독 박상수 부장판사는 22일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김상기씨의 유족이 일본기업 가와사키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가와사키중공업은 원고 김씨(피해자 유족)에게 위자료 총 1538만4615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나머지 유족 7명의 청구는 기각했다.

원고인 김씨의 아들은 승소 후 “어린 시절 아버지 품에서 한 맺힌 이야기를 들어왔고,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어 소송에 참여했다”며 “일부 승소는 수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각된 7명은 원고에게 손해배상채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소송에 참여했으나 소송 제기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지나 기각됐다.

재판 과정에서 가와사키중공업 측은 “김씨의 사망 전 진술서 외에 피해를 인정할 사유(증거)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김씨 측 변호인은 “80여년 전 발생한 사건으로, 당사자가 사망하고 증거와 증언을 찾기 힘든 사건이지만 위로금 지급 결정 등이 기록된 공적 기록으로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전남 순천에 살던 김상기씨는 1945년 2월 18세에 일본 효고현 가와사키 주식회사에 강제 징용돼 6개월여간 강제노역했다.

그는 갑자기 징용 영장을 받고 일본으로 끌려가 가와사키중공업의 증기기관차, 항공기 제조공장에서 노역했다.

1945년 8월15일 광복 이후 겨우 귀국했지만, 급여를 받지 못했다. 김씨는 생전 남긴 진술서에 “징용 시기 하루에도 몇 번씩 생명에 위협을 느꼈고, 당시 겪었던 정신적 피해는 글로 표현할 수도 없다”고 적었다.

이번 소송은 2020년 1월 제기됐으나, 코로나19 탓에 소장 송달이 지연돼 몇 년간 공전하다 4년여 만에 1심 선고가 내려졌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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