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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사과처럼 툭 떨어져”…멕시코서 83마리 집단 폐사

폭염, 가뭄, 벌목 등으로 먹이, 그늘 사라져

집단 폐사한 원숭이들. 멕시코 생물 다양성 보전 단체 '코비우스(COBIUS)' 페이스북 캡처

멕시코에서 원숭이 수십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멕시코를 강타한 극심한 폭염 등이 원인이 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타바스코주에서 ‘유카탄검은짖는원숭이’ 83마리가 탈수 증세를 보이다가 죽었다고 보도했다.

큰 턱과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유카탄검은짖는원숭이’는 멸종위기종으로 사자 울음소리와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바스코 주민들은 이른 아침과 저녁 무렵 들려오는 원숭이 울음소리로 시간 흐름을 파악하기도 했다.

멕시코 생물 다양성 보전 단체 ‘코비우스(COBIUS)’는 소셜미디어에 폐사한 원숭이들을 촬영한 영상과 함께 “탈수와 고열 증세를 보이는 원숭이들을 구출해 돌보고 있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들은 원숭이 폐사 원인으로 열사병 가능성을 지목하며 주민들에게 더위에 지친 원숭이를 보면 물을 줄 것을 당부했다.

21일(현지시간) 멕시코 현지 수의사가 구조된 어린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 AP연합뉴스

생물학자 길베르토 포조는 “원숭이가 사과처럼 나무에서 떨어졌다”며 “원숭이들은 심각한 탈수 증세를 보이다 몇 분 안에 사망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어 “수십 미터 높이에서 추락한 것이 원숭이 죽음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포조는 “폭염과 가뭄, 산불과 벌목 등으로 원숭이가 섭취할 먹이와 물, 쉴 그늘이 사라졌다”며 원숭이 집단 폐사의 원인을 종합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원숭이 집단폐사 사건에 대해 들었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영양실조나 농약의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멕시코 정부는 원숭이 폐사와 관련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 멕시코는 한낮 기온 섭씨 47도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멕시코 당국 집계에 따르면 3월 17일~5월 14일 사이 오악사카, 마사틀란, 산루이스포토시 등지에서 337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최소 17명이 사망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얼음 구매량이 급증하자 멕시코 대표 편의점 브랜드인 ‘옥소(OXXO)’는 1인당 얼음 구매량을 2~3개로 제한하기도 했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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