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美 증시 상장 금융지주 “소수 대기업 여신 건전성 우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국내 금융지주들이 현지 당국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재벌그룹 여신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일제히 나타냈다. 금융지주의 기업 여신은 소수 대기업 차주(돈을 빌린 사람)에 집중돼있는 상황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금융지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한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서 대기업 여신 포트폴리오 관련 위험을 다뤘다. 국내용 사업보고서에는 구체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다.

지난해 KB·신한·우리금융의 대기업 집단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년 전보다 일제히 늘었다. KB금융의 주채무계열에 속한 대기업 집단에 대한 익스포저 규모는 46조3260억원(7.0%)으로 1년 전(39조5350억원·6.2%)보다 금액과 비중이 모두 확대됐다.

신한금융도 10대 법인 익스포저 규모가 30조5210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의 8.8%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1년 전(29조9400억원·8.6%)보다 금액이 늘었다. 우리금융은 “40대 재벌에 대한 익스포저 규모가 25조9180억원으로 총 여신의 4.4%”라고 설명했다. 역시 1년 전(21조6220억원·3.9%)보다 증가한 수치다.

금융지주들은 기업 여신이 소수 대기업 차주에 집중돼 있어 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대기업 건전성이 무너지면 중소기업까지 도미노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KB금융은 “대기업 집단에 대한 익스포저 건전성이 악화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을 필요로 할 수 있다”며 “재벌들의 실적 악화는 관련 중소기업의 유동성과 재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중소기업 고객들의 상환 능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금융도 “대기업에 대한 익스포저의 신용등급이 하락한다면 여신에 대한 추가 신용 손실 충당금 전입과 해당 증권에 대한 감액 등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부채의 질적 저하가 향후 금융 안정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온다. 한국은행은 전날 국내 기업부채 관련 보고서에서 “건전성 측면에서는 대체로 안정적”이라면서도 “한계기업 부채 비중 확대 등 기업부채의 질이 다소 저하되고 있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