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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들 살해한 母, 징역 3년…30년간 간병·일 병행

“부모가 생명 침해하는 행위, 정당화될 수 없어”
“생존 의지 보인 피해자 살해…비난 가능성 높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국민일보DB

선천성 질환과 장애를 가진 아들을 30년간 보살펴 오다 처지를 비관해 살해한 친모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대로)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아침 울산 자택에서 30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들에겐 선천성 심장병, 청각 장애, 면역 장애 등이 있는데 소화 기능도 좋지 않아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자주 토했다.

A씨는 아들을 돌보면서 동시에 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을 해야 했다.

아들의 병세는 악화해 갔고, 잘 움직이지 못하거나 구토를 자주 해 1년 중 100일 이상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A씨도 나이가 들어가며 척추협착증이 생기는 등 건강이 나빠졌다. 지난해 9월 허리통증 때문에 요양보호사 일을 그만두기도 했다.

A씨는 약 두 달 뒤 허리통증이 나아져 재취업을 준비했으나 아들이 재차 입원을 해야할 만큼 건강이 나빠졌다.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린 A씨는 남편이 외출한 사이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살해했다. 본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귀가한 남편에게 발견돼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남편 등 A씨 가족은 A씨가 그동안 들였던 노고와 겪었던 고통을 이해해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 사정을 참작하면서도, 자녀가 어떠한 장애가 있다거나 그 인생이 순탄하지 않다고 해서 부모가 자신이나 자녀의 처지를 비관해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머니로서 아들을 30년 넘게 정성껏 보살펴 왔다. 간병과 직업 활동을 병행하며 다른 가족과 소통이 부족할 정도로 고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범행 이전에도 아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아들이 저항해 실패한 적이 있다. 생존 의지를 보였던 피해자를 살해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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