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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택스테크’ 공습… 설 자리 좁아지는 세무업계

국세청, 300억 들여 AI 홈택스 도입
내년 첫 시연 예정… 서비스 효용 극대화
세무사업계 영역까지 진화할까


인공지능(AI) 기술이 세무사의 일감마저 위협하고 있다. 국세청은 21일 AI 기술을 접목해 세금 환급과 같은 납세자 편의 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공공 서비스 강화는 필연적으로 세무사의 입지를 좁히는 방향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민간의 ‘택스테크(Taxtech·세금+기술)’ 업체들이 ‘밥그릇’을 넘보는 상황에서 세무사들은 공공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세청은 내년까지 300억원을 투입하는 ‘홈택스 고도화 사업’을 추진한다. 해당 사업은 각종 세금 신고·납부·환급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인 홈택스에 AI를 접목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AI가 수많은 납세자 개개인별로 필요한 정보를 솎아내 필요한 항목만 보여주는 식으로 홈페이지를 개편한다는 것이다. 근로·자녀장려금 대상 근로자가 홈택스에 접속하면 해당 항목만 뜨는 식으로 편의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납세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쉽도록 ‘AI 검색’도 탑재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목표는 내년 부가가치세 신고 시기에 일부라도 구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국세청은 AI를 활용한 맞춤형 홈택스를 개편의 기본 틀로 잡았지만 실제 서비스는 더 세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택스테크 업체들이 제공하는 환급 서비스는 물론 누락된 세금 납부 내역을 추후에 신고해 환급액을 받는 제도인 경정 청구도 AI가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일을 AI가 대체할 가능성은 이미 확인된 상태다. 국세청은 이달 종합소득세 신고부터 ‘AI 국세상담’을 최초로 도입했다. 야간·휴일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이 서비스는 한 번에 1250명과의 상담을 처리할 수 있다. 지난 1~17일 종합소득세 등 상담 건수는 63만건에 이른다. 전체 상담 건수(83만건)의 약 75%를 AI가 대체했다.

이런 변화는 세무사들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이들은 이미 민간 핀테크와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한국세무사회는 전날 ‘삼쩜삼’ ‘토스’ ‘핀다’ 등 택스테크 업체들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 업체들이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모두 수집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납세자 동의를 얻어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세금을 환급해주는 일종의 세무대리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세금 환급 자체는 세무사들의 주요 영역이 아니지만 해당 업체들이 향후 장부 기장 등 세무사 주 수입원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어 위협적”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까지 세무사의 영역을 침범하는 형국이라 이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세청이 탑재할 AI가 서비스 영역을 어디까지 넓힐지 가늠이 쉽지 않은 점도 이들의 우려를 키운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AI가 대체하는 영역이 분명히 있지만 대신 새로운 사업 영역이 나타날 것인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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