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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으로 안 느낀다” 말에 격분, 지인 떠민 60대 男

출퇴근 함께 하던 여성, 이성 관계 부인에 격분
흉기 휘두르고 “같이 죽자” 바다로 뛰어들어
어린 딸에도 협박성 연락, 法 “징역 5년”

입력 : 2024-05-21 13:45/수정 : 2024-05-21 13:56

자신과 각별한 사이라고 생각했던 여성이 자신에게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자 격분해 협박, 폭행하고 바다에 빠지게 한 혐의를 받은 60대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재성)는 살인미수·특수상해·특수협박·감금·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63)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을 40시간 이수할 것을 명령했다.

박씨는 지난해 6월 12일 50대 여성 A씨를 자신의 차에 억지로 태운 뒤 오후 11시 30분쯤 전남 진도군 한 선착장에서 바다에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같은 날 오후 10시에 진도군의 농장에서 A씨를 향해 흉기를 들고 협박하며 숫돌을 던져 다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같은 해 5월부터 7월 사이 A씨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이유로 14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도 있다.

조사 결과 박씨는 매일 출퇴근길을 함께한 A씨와 연인 관계라 생각하고 A씨가 다른 남성과 만나자 갈등을 빚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A씨가 자신의 연락을 피하자 A씨의 어린 딸에게도 협박성 연락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6월 12일에는 A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A씨가 자신에게 “이성으로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자 이에 격분해 흉기를 들고 협박하고 A씨의 얼굴에 숫돌을 던져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박씨는 당시 A씨를 억지로 자신의 차에 태워 선착장으로 간 뒤 바다로 밀치고고 자신도 함께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A씨와 함께 물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의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배심원단 앞에서 “다툼 직후 ‘같이 죽자’며 A씨 손을 잡고 함께 뛰어내렸다. 만약 유죄라고 하더라도 자의로 범행을 멈췄으므로 감형 사유에 해당한다”며 “서로 다툰 것은 맞지만 흉기를 들고 협박한 적은 없다. 특히 흉기를 들었다는 증거는 A씨 진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착장까지 승용차로 이동한 것에 대해선 ‘감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피해자 A씨는 “박씨와는 연인 관계가 아니며 일로 만나 알게 됐다. 큰 일 없이 끝나 넘어가려 했지만 어린 딸에게도 연락하며 집착했다. 해코지할 위험이 크다고 생각해 고소했다”며 재판부에 엄벌해줄 것을 요청했다.

배심원 9명(예비배심원 1명 제외)은 박씨의 혐의 대부분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다만 특수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무죄라고 판단했다. 또 배심원 9명 중 8명은 박씨의 형으로 ‘징역 4년 6개월’이 적당하다고 평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과 달리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범행 도구가 놓인 위치, 박씨의 차량을 타고 선착장으로 이동한 과정, 물 밖으로 빠져 나온 방법 등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된다. 이는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라며 A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또한 “박씨가 던진 둔기를 맞고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A씨가 자의적으로 가해자의 차량에 탑승했다는 것은 사회 경험칙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피해자는 억지로 끌려갔다고 일관되게 진술한다. 또 ‘박씨가 더 흥분할까봐 무서워 강하게 저항하지 못했다’는 진술 역시 타당해보인다”고 판단했다.

배심원단이 무죄라고 본 특수협박 혐의에 대해서도 “증거를 보아 박씨와 A씨는 연인 사이로 보이지 않고 설령 연인 관계인 A씨의 부정 행위를 의심해 연락했다고 하더라도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면 스토킹에 해당한다”며 유죄 인정 근거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상당한 공포감을 느꼈을 점, 박씨가 범행 일부를 부인하다가 불리한 증거가 나와 뒤늦게 특수상해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 살인미수 범행으로 A씨가 입은 직접적인 상해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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