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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등 운전능력 별도 평가’… 조건부 운전면허제 검토

국토부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
운전능력 평가해 조건별 운전제한
이륜차 단속 강화 등 정책도 예고

입력 : 2024-05-21 09:46/수정 : 2024-05-21 13:19
추석 연휴 첫날인 2023년 9월 28일 오후 서울 경부고속도로 잠원 IC 인근 상(왼쪽)·하행선이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고령운전자 등 교통안전 고위험군을 상대로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운전능력에 따라 고속도로에 진입하거나 야간에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방향이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이 지난 20일 발표한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안전한 운행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고령운전자 등의 운전자격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고위험군’을 선별해 운전능력을 별도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조건에 따라 야간운전 금지, 고속도로 운전 금지, 속도제한 등이 있는 면허를 발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부는 “고령자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보행자의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경우에 한해 운전자격을 제한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라며 ‘운전능력 평가를 통한 조건부 면허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이 같은 ‘강수’를 들고 나온 배경에는 노인 운전자의 급격한 사고율 증가가 자리한다.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총 3만4652건으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7.6%로, 전년(15.7%)보다 늘었다.

정부는 이미 고령자 면허 관리를 위해 운전면허증 반납 제도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실제 면허 반납률이 2% 안팎으로 저조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령 운전자에 대한 적성검사도 시행하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적성검사가 시력 측정 같은 형식적인 검사에 그치고, 실제 주행 능력이나 기능 실력은 검증하지 않는 탓이다.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는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다. 미국의 경우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에 따라 거리·시간·속도 등을 구체적으로 제한한 면허를 발급한다. 독일도 의사 진단에 따라 구체적인 조건이 명시된 면허가 나온다.

정부는 그 외에도 음주운전자 재범자 차량에 특수장치를 부착해 음주운전을 방지하는 방안, 우회전 신호등을 현재 229대에서 400대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을 내놨다.

난폭운전 등으로 논란이 되는 이륜차에 대해서는 불법운행 단속을 강화한다. 무인단속 장비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번호판 규격을 키우고, 후면 번호판 무인 단속 장비를 324대에서 529대로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정부는 당초 ‘고령운전자 운전자격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조건부 면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커지자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조건부 운전면허 대상·나이 등은 전혀 검토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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