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다시, 봄’의 50대 여배우들 “나도 관객도 공감하는 이야기”

서울시뮤지컬단, 50대 여성의 삶을 가감없이 그린 이야기에 뜨거운 관객 반응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에 출연중인 배우 문희경(왼쪽부터), 왕은숙, 예지원, 황석정이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50대 여배우들이 왁자지껄하게 등장하는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6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U+스테이지)이 장년층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8일 개막 이후 19일까지 13회차 공연 중 9차례나 매진되는 등 20~30대가 타깃이 아닌 국내 순수 창작뮤지컬로는 이례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은 ‘다시, 봄’은 가사, 일, 육아에 지친 50대 여고 동창들이 버스 여행 중 사고를 당한 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과정을 그렸다. 서울시뮤지컬단에서 실제 50대 여배우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생애전환기 워크숍을 통해 극을 구성하는 디바이징 시어터(Devising theater, 공연 참여자들이 극 구성에 적극 개입하는 공동창작)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 때문에 7명의 배우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이번 공연은 ‘다시’ 팀과 ‘봄’ 팀의 더블 캐스팅으로 공연이 진행된다.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의 한 장면. 세종문화회관

‘다시, 봄’의 주역들이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소회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뮤지컬단 단원 왕은숙 그리고 무대와 TV를 오가는 배우 문희경·황석정·예지원이 함께했다. 왕은숙은 초연부터, 문희경은 재연부터, 황석정·예지원은 이번에 처음 참여했다. 이들 배우는 ‘다시, 봄’의 흥행 이유로 ‘공감’을 꼽았다. 특히 50대 중년 여성의 삶을 가감 없이 표현한 대사와 노랫말이 관객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극중 완벽주의 아나운서 진숙 역을 맡은 왕은숙은 “배우의 대사에 객석에서 ‘나도 그래요’라고 자기도 모르게 끼어드는 관객도 있다. 관객들의 표정을 통해 얼마나 공감을 하는지가 보이기 때문에 배우들도 함께 울고 웃는다”고 말했다. 역시 진숙 역의 문희경은 “올해는 작년보다 관객들의 호응이 더 좋다. 특히 엄마와 함께 온 20대 딸이 무대에서 ‘내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는 모습을 보면서 관객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에 출연중인 배우 예지원(시계방향으로), 황석정, 왕은숙, 문희경이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이 작품은 무대에서 설 곳이 줄어드는 중년 여배우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리고 이들 여배우의 연기 호흡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극 중 시댁 뒤치다꺼리로 일생을 보낸 중학교 교사 은옥 역의 황석정은 “배우들의 연기 합이 워낙 좋다 보니 어떨 때는 꼭 마당극 연기를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면서 “항상 쫓기는 기분으로 연기를 했는데, 이번 작품은 마치 방에서 고구마를 먹는 그런 편안한 기분으로 연기했다. 서울시뮤지컬단의 명예 단원을 시켜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억청스런 보험설계사 성애 역을 맡은 예지원은 이번 작품이 첫 뮤지컬 도전이다. 연습 기간 내내 매일 아침 10시부터 춤과 노래 연습에 매진했던 예지원에게 동료 배우들은 “걱정과 달리 자기 몫을 열심히 했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예지원은 “첫 뮤지컬이니만큼 다른 배우들이 노래할 때 팬의 입장에서 들으며 공부하고 있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관객이 채워주고 있다”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내게 큰 행운이다”고 피력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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