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법무부-검찰, 미묘한 온도차…후속 인사 ‘불씨’ 가능성

檢 내부 “꼭 지금 했어야 하나”…법무부 “통상적 인사”
검찰, 20일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조사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법무부가 지난 13일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 이후 법무부와 검찰 간 공개적인 파열음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양측이 인사를 두고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면서 후속 검찰 중간간부 인사와 김건희 여사 수사 상황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13일 검찰 인사 이후 주변에 특별한 입장 표명 없이 일상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의 한 검찰 간부는 “이 총장이 권한 행사를 즐기는 스타일도 아니고, 항상 검찰 업무를 최우선에 놓고 일해왔다”며 “검찰에 현안이 많아 인사를 놓고 특별히 이견을 표출할 상황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지난 2020년 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총장 패싱 인사’ 논란 때와는 달리 공개 반발이 터져 나오지는 않고 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들을 모두 한직으로 좌천시켰던 인사와는 달리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모두 외형상 승진 인사 대상이 된 점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법무부와 검찰은 이번 인사를 두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 14일 ‘법무부가 총장과 인사에 대해 충분히 사전 조율했느냐’는 질문에 총 12초가량 침묵하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통상적인 인사 수요에 따른 인사였고, 검찰총장과 협의도 충분히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인사와 관련해 일부 시기 등에 관한 검찰총장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서 ‘패싱’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지난 16일 “‘(인사) 시기를 언제 해 달라’라고 해서 이를 다 받아들여야만 인사를 할 수 있나”라고 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박 장관 취임 3개월이 지난 만큼 이번 인사 시점이 무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왜 하필 지금인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 총장 임기를 4개월 남겨 놓고 대규모 인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내부 시각도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발령받았던 대부분의 대검 부장(검사장급)들은 약 8개월밖에 근무하지 않았는데 대거 교체됐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인사가 안정적으로 진행됐으면 좋았을 텐데 급작스러웠던 측면이 있다”며 “왜 굳이 지금 인사를 해야 했는지 설명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후속 인사에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맡은 중앙지검 형사1부장,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수사를 맡은 반부패수사2부장이 교체될 경우 검찰 내부 동요가 커질 수 있다. 김 여사 수사 상황에 따라 정권과 검찰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총장과 박 장관,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원칙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한목소리를 낸 상태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여사 수사를 막으려고 한다고 막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20일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를 소환 조사한다. 그는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네는 영상을 공개하고,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최 목사를 조사했다. 검찰은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책들을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웠다고 주장하는 아파트 주민 권모씨도 21일 참고인 조사할 계획이다. 최 목사는 명품 가방뿐만 아니라 책, 위스키, 샤넬화장품 등을 김 여사에게 선물했다고 주장했었다.

검찰은 지난 16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항소심에서 ‘전주’로 기소된 손모씨 등 2명에 대해 예비적으로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다. 이창수 지검장이 공소장 변경 신청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는 주가 조작에 자금을 댄 ‘전주’로 지목돼 주가조작 공범 혐의로 기소됐는데 지난해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손씨가 바뀐 공소장에 따라 방조 혐의에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김 여사 수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