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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주 유권자 과반이 ‘네버 바이든’…트럼프 보다 많아

입력 : 2024-05-19 07:12/수정 : 2024-05-19 09:01
조 바이든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반대 표심’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 발목을 잡았던 이른바 ‘네버 트럼프’(Never Trump·트럼프는 절대 찍지 않겠다) 유권자보다 ‘네버 바이든’(Never Biden) 유권자 규모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흑인 유권자 민심 이반도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6개 경합주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뉴욕타임스·시에나대 진행)를 분석한 결과 ‘네버 바이든’ 유권자가 52%로 ‘네버 트럼프’ 유권자(46%)보다 많았다고 보도했다.

WP는 “2020년 대선 때는 네버 트럼프 유권자가 50%를 넘었고, 반대의 경우는 40%였다”며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이후 실시한 4건의 여론조사 중 3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가 과반을 차지했다”며 “2020년 때 트럼프 상황과 같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그룹인 젊은 흑인을 결집해야 하지만 이들 유권자 이탈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모닝컨설트에 의뢰한 경합주 여론조사 흑인 유권자 63%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도 27%에 달했다.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에게 92% 몰표를 줬던 것과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유권자 51%는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트럼프 행정부 때 재정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았다고 답했다. 바이든 행정부를 선호한 유권자는 32%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흑인 유권자의 압도적인 지지가 2020년 바이든 대통령 승리의 열쇠였다”며 “이들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필라델피아의 흑인 지역 유권자 2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8명만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며 나머지는 투표장에 나오지 않거나 일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탈한 유권자들은 불법 이민자와 인플레이션을 걱정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문제보다 해외 문제에 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에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흑인 유권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재정적 어려움에 더 많이 노출되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지지 철회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흑인 실업률은 지난해 4월 4.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지난 1년 동안 약 1% 포인트 오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마틴 루서 킹 재단의 버니스 킹 목사는 “자신의 문제를 경청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흑인들이 있다”며 “흑인 커뮤니티는 특히 경제적으로 별로 변한 것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흑인 유권자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지 말라고 설득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도록 설득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집토끼’ 이탈에 당황하며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캠페인을 늘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흑인 유권자가 33%에 달하는 조지아주를 찾아 “여러분이 (지난 대선에서) 내가 승리한 이유”라고 치켜세웠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루저(loser·패자)라고 부르며 “그가 다시 선거에 나온다는 건 민주주의 자체가 위험에 처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박물관 연설에서도 “흑인의 역사가 미국의 역사”라고 말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역사를 다시 쓰고 지우려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전임자와 그를 추종하는 극단적인 마가(MAGA·트럼프 지지층)들은 미국 전역의 다양성과 평등, 포용성을 없애려 하고 있고, 투표의 자유도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9일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다녔던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대에서 졸업식 연설을 한다. 또 흑인이 대표인 업체를 방문하고, 디트로이트에서 전미 유색인종 발전 협회 만찬에 참석한다. 1930년 결성된 흑인 학생단체 ‘디바인 나인’ 지도자들도 면담한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설에서 “(총기 소지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가 포위 공격을 받고 있다. 비뚤어진 조 바이든 하에서 여러분이 옹호하는 모든 것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바이든이 임기를 4년 더 연장하면 당신들의 총을 노릴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며 “총기 소유자들이 투표해야 한다. 이번에는 반항적으로 투표하자”고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토론은 공정해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선후보 토론 전 약물 검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의 연두교서 연설을 언급하며 “나는 그가 국정연설 때처럼 약에 취해 들어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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