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하네”… 범죄도시4 천만돌파에 영화계 난색

범죄도시4 누적 관람객 1033만명
‘가족 영화 시리즈 탄생’ 기대감
“해도 해도 너무하다” 불만도

5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 걸린 범죄도시4 포스터 앞으로 관람객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범죄도시4’가 개봉 22일 만에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지만 이에 대한 영화계의 불편한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다른 영화를 밀어내고 상영관을 독점했다는 불만이다.

1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누적 관람객 1033만2037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5일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역대 33번째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

범죄도시는 개봉 직후부터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개봉 첫날에만 82만163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개봉작 중 최다 기록을 세웠다. 개봉 4일차에 121만9040명이 이 영화를 봤다. 개봉 20일차에는 시리즈 통합 4000만 관객 기록을 세웠다.

범죄도시4의 흥행은 이 영화가 전작의 ‘복사품’이라고 할 만큼 스토리 구성이 뻔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범죄도시의 모든 시리즈 영화는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악당을 때려잡는 내용이다. 중간에 다소 어려움을 겪지만, 마지막에는 항상 마석도가 최종 ‘보스’와 대면하며 그를 때려눕힌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이에 대해 “관객들이 범죄도시 시리즈에 대해선 예상을 뛰어넘는 대단한 재미를 기대하진 않더라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즐길 만한 오락 영화의 가치는 여전히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족 영화’로 성장한 범죄도시 시리즈에 기대의 눈길을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영화계는 내심 불편한 감정도 숨기지 않고 있다. 범죄도시가 상영관을 대거 차지하며 생긴 ‘스크린 독점’ 논란이다. 범죄도시4는 개봉 후 7일 동안 80% 이상의 상영 점유율을 보였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 영화의 상영점유율이 80%를 넘는다는 것은 다른 영화들을 희생시켜가면서 단기간에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겠다는 것으로, 전체적인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하영 하하필름스 대표도 지난 2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한국 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황금 시간대에 볼 수 있는 영화가 ‘범죄도시4’ 뿐이다.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냐”며 “엄청난 파워를 가진 극장들에 대해 결국 견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도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논의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달라진 게 없다”며 “영화계의 (문제들을 논의하는) 합의 단위에서 극장은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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