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핵화는 진심, 미국이 발목”… 文 회고록 발간

문재인 전 대통령 회고록 발간
김정은 비핵화 의지 등 강조
“일본에 섭섭하고 불쾌했다”

김영사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이 17일 발간한 회고록에서 “상응 조치가 있다면 비핵화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종 비핵화 결렬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참모들의 탓이라고 지적했다.

18일 출판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전날 ‘변방에서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출간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2019년 북미 정상회담 등 외교안보 이슈를 다룬 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 대해 “김정은이 딸 세대한테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며 (핵을) 사용할 생각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김정은의 이 같은 비핵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2018년 6월 싱가포르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북·미 정상회담에 제동을 걸고 끝내 하노이 회담을 무산시킨 과정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폼페이오(국무 장관)나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심지어 펜스 부통령까지도 대화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화에 나서도록 이끄는 것이 최선이었다”며 “트럼프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내게 미안해하면서 ‘나는 수용할 생각이 있었는데 볼턴이 강하게 반대했고 폼페이오도 동조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정은에 대해 “매우 예의가 발랐다”고도 했다.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 때는 김정은이 남북 공동 기자회견과 관련해 자신의 조언을 구했다고도 했다.

그는 “김정은이 ‘(기자회견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어떻게 하면 되는 거냐’고 물었다”며 “기자회견을 마치고 와서도, 자기가 잘했냐고, 이렇게 하면 되는 거냐고 내게 물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과 미국도 우리의 중재 노력을 당연한 역할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 간 설치된 직통 전화(핫라인)가 결국 가동된 적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대부분 지방을 다니기 때문에 (집무실에) 없을 때가 많다. 확실히 보안이 지켜지는 이메일로 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북측의 보안 시스템 구축 작업이 계속 지연되며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일본의 수출 규제를 비판하며 “일본은 정말 속 좁은 모습을 보여줬다. 섭섭하고 불쾌했다”며 “한편으로는 일본이 정말 도량이 없는 나라가 되어가는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G7 회의 당시) 일본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분명하게 받았다”며 “영국이 G7 회의에 한국을 초청하는 것을 일본이 반대했다는 말을 영국 측 인사로부터 들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만나는 순간에는 좋은 얼굴로 부드러운 말을 하지만 돌아서면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 기억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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