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데이비슨’ 뇌물 경기도청 前간부, 항소심서 형량↑

징역 3년→징역 4년… 형량 늘어
오토바이 매장 돌며 모델 직접 골라

수원지법, 수원고법 전경. 연합뉴스

건축업자로부터 고가의 오토바이 등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던 공무원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에서 더 중한 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문주형)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 경기도청 간부 A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압수된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1대의 열쇠 몰수 명령도 내렸다.

경기도청 민간임대주택 팀장이던 A씨는 2019년 6월 민간임대주택사업을 진행하던 시행업체 회장 B씨 등으로부터 시가 4640만원 상당의 고가 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 1대를 차명으로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업체 직원을 데리고 여러 오토바이 매장을 돌면서 최고가 한정판 모델을 사달라고 직접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1년 4월 시행업체가 일반분양을 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던 민간임대아파트를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차명으로 분양받았다. A씨가 아파트 분양권을 수수할 당시는 일반분양이 종료된 시점으로 일반인들은 분양받을 수 없었다. A씨가 4억800만원에 분양받은 아파트의 당시 시세는 9억원 상당이었다.

B씨 등은 민간주택사업 인허가 지연으로 사업 좌초 위기에 놓이자 A씨에게 신속하게 사업 인허가를 받게 해달라고 청탁하며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과 A씨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1심은 아파트 관련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A씨가 아파트의 실질적인 처분권한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으나 항소심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타인 명의로 임대분양 계약이 체결돼 있으나 실제 전입신고를 하고 거주한 사람은 피고인이며 아파트 임대차 계약서 원본도 피고인이 소지하고 있었다”며 “피고인이 계약 정식 체결 전 본인 명의로 계약금을 입금했다가 돌려받은 사실이 있는 점 등을 보면 회사도 실질적인 임대계약 당사자가 피고인으로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으로 책임과 의무를 간과한 채 고가의 오토바이를 수수했고 아파트를 임대분양 받아 시세차익 기회를 얻기도 했다”면서 “다만 초범인 점과 오토바이는 몰수될 예정이며 아파트를 실제 취득하지 못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도는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를 파면조치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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