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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박루한 소년만화 재연재 준비 ‘OK’

“스프링보다 높은 성적, 팬 응원 보답하는 길”
“LoL 통해 인생 배워… 소통하고 화 다스리게 돼”

'모건' 박루한이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LoL 프로게임단 OK 저축은행 브리온의 탑라이너 ‘모건’ 박루한이 다시금 ‘소년만화’를 연재하겠노라 약속했다. ‘만년 꼴등팀’의 이미지에도 열정과 로망으로 똘똘 뭉쳐 어느 팀이든 방심하지 못하게끔 부딪치겠다는 당찬 포부다. 어느덧 데뷔한 지 5년을 넘긴 그는 “리그오브레전드(LoL)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가르침을 얻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지난 13일 서울 성수동에 있는 OK 저축은행 브리온 연습실에서 박루한을 만나 지난 스프링 시즌에 대한 회고와 함께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분석,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스프링을 마치고 어떻게 지냈나.
“비시즌 동안엔 가족들이랑 여행가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최근 ‘영재’ 고영재가 합류해서 연습하면서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MSI 기간인데 경기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두 챙겨 보고 있다. 아무래도 ‘라인 스와프’가 화두가 아닐까 싶다. 처음엔 라인 스와프를 보고 ‘신기하다’ ‘잘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공식이 정해져 있다 보니까 시청자는 지루할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계속 쓸 수는 없는 메타다. 당장 보기엔 흥미로운 포인트이자 좋은 메타라고 생각한다.”

-왜 계속 쓸 수 없는 메타로 보고 있나.
“초반 공식이 정해져 있다 보니 재미가 없다. 라이엇 게임즈에서 빠르게 패치할 것 같다. 패치가 되지 않더라도 라인 경험치가 바뀐 부분이 있어서 라인을 바꾸는 쪽이 손해라고 생각한다. 결국엔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탑으로서 이 메타가 고통스럽진 않나.
“탑 라인으로선 화풀이할 대상을 찾아야 한다. 바텀 라인에서 고통받으니까 ‘아 짜증이 나네. 미드 한 번 찔러봐?’ 아니면 ‘정글 괴롭힐까?’ 이런 콜을 한다. 그러다가 ‘다이브’로 계획을 틀기도 한다. 다이브를 확실하게 성공하느냐 못 하느냐로 갈리기 때문에 장단점이 뚜렷하다.”

-LCK 팀들과의 스크림(연습 경기)에서도 자주 나오나.
“가끔 나온다. 다만 우리는 일부러 시도를 안 하고 있다. 결국엔 패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상대 팀도 선호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패치될 가능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중에 가서 패치가 안 된다면 그때부터 하면 된다.”

-스프링 시즌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OK저축은행 브리온에서 자유 계약(FA)이 됐다가 다시 돌아왔다.
”FA가 되고선 에이전트를 통해 많이 알아보고 이야기를 나눴지만 (다른 팀을 찾기엔) 시간이 빠듯했다. 여러 선택지를 고려하는 와중에 브리온에서 좋은 기회를 제안했다. 내 기준에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느낌도 나고 주장이 되면서 올해는 또 작년과는 다르게 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선수 생활 중 주장은 처음이다. 지난 스프링 시즌을 평가하자면.
“난 부족한 주장이었다. 선수로서는 모르겠지만 주장으로서 역할은 확실히 부족했다. 최대한 주장 노릇을 잘하려고 노력했지만, 작년 ‘엄티’ 엄성현을 생각해보면 비교된다고 느꼈다. 스프링 시즌은 연패가 거듭되다 보니 솔직히 그때 당시엔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광동전에서 연패를 끊으면서 흐름을 잘 찾았다고 생각했다. 이후 이 흐름을 놓친 것 같아 정말 아쉬웠다.”

-흐름을 잇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 거 같나.
“당시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았다. 소위 패배에 익숙해졌었다. 여유도 없었다. 이득이 있으면 상대방이 급해야 하는데 도리어 우리가 유리한데 빨리 이기고 싶은 마음에 급해지다 보니 실수가 나왔다. 이후 ‘소드’ 최성원 코치님이 올라와서 우리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나한테 ‘내가 아는 너는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라고 말하더라. 코치님이 올라오고 선수들에게 인 게임에서 잊으면 안 될 내용을 많이 상기시켜줬다. ‘당장 앞만 보기보다는 연패하고 있으니까 최대한 1승이라도 해보자’를 목표로 두고 열심히 했다.”

-시즌 내내 선수 교체가 많았다. 최우범 감독이 시즌 중 1, 2군 선수를 적극적으로 바꿔가면서 ‘최적의 선수단’을 꾸리겠다고 했다. 선수로서는 어땠나.
“우리는 1, 2군이 내전을 자주 한다. 나는 당연히 1군이 2군 상대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1군이다. 근데 연습 결과가 잘 안 나왔다. 감독님 입장에서도 최대한 다 해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내 역할만 했다. 어떤 선수가 와도 편하게 적응할 수 있게끔 노력했다. 그나마 재밌게 연습에 임했다.”

-선수 출신의 최 코치와의 생활은 어떤가.
“나에겐 정말 좋은 형이다. 물론 코치를 할 땐 ‘코치님’이라는 호칭을 쓰고 피드백 시간에 의견충돌도 있지만, 외적으로는 이미 오래 본 선수이자 형이다. 고민 같은 거 있으면 상담도 하고 잘 지낸다. 감독님은 전체적인 틀을 보신다면 코치님은 선수에 따라서 이견을 조율해준다. 감독님과 코치님 모두 균형 있게 선수들을 잡아주신다.”

-새로 정글로 합류한 고영재는 어떤가.
“첫인상은 되게 어렸다. 나와 한 살 차이 나는데, 두 살 정도 나는 느낌이었다. 친구 같고 동생 같고 그렇다. 머리가 좋은 선수다. 오더는 같이 하려고 노력하지만, 고영재와 ‘폴루’ 오동규가 주로 맡는다. 원래 광동에서 ‘두두’ 이동주와 호흡을 맞췄다 보니 ‘모(건)두(두)대전’에서도 재밌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서로 성향을 파악하고 인 게임에서 같이 생각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모건' 박루한이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국 리그부터 한화생명e스포츠, OK저축은행 브리온까지 여러 팀을 거치며 선수로서 느끼는 게 다를 것 같다.
“LPL에선 게임만 잘하면 될 줄 알았다. 프로게이머로서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크게 느끼지 못했다. 한화생명e스포츠때부터 ‘여태 내가 게임을 열심히 하지 않았구나’를 느꼈다. 점점 저번 시즌보단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덧 신경 쓰고 있었다. LoL을 통해 인생도 배워가고 있다.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집중하고, 마음가짐을 게임에도, 인생에도 적용해보고 있다. 인생과 게임이 동일시되고 있는 단계인 것 같다.”

-‘LoL을 통해 인생을 배워가는’ 예시를 들자면.
“화를 쉽게 내지 않는다. LoL에서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할 때 악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 어떤 의도로 이야기를 했고 행동했는지 대화로 풀어가면서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화를 다스리는 법을 알게 됐다.”

-박 선수 하면 ‘베트남’을 뺄 수 없다. 베트남에서 인기가 상당한데.
“‘페이커’ 이상혁 다음으로 내가 인기가 많다는 기사를 봤다. 사실 체감이 되진 않았다. 그냥 ‘인기가 많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근데 막상 베트남 현지를 가서 팬분들을 만나보니 신기한 경험이었다. 나를 많이 좋아해 주는 거에 얼떨떨하기도 하지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좀 이 인기를 즐기겠다.”

-베트남 팬들에게 왜 인기가 많은 것 같나.
“당연히 외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내가 와닿았던 건 한화생명e스포츠 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힘들어했었는데, 쓰러지지 않고 계속 일어나서 성장하는 모습이 매력이 됐다고 들었다. 베트남어는 ‘안녕하세요’ ‘다시 만나요’ ‘잘 가요’ 등 간단한 인사말 정도 할 수 있다.”

-다가올 서머 시즌 이야기를 해보자. 최근 재구성된 챔피언 ‘스카너’는 어떻게 보나.
“스카너는 기본 체급이 되게 좋다. 라인전이 세지만 대회에서 쓰기엔 선수마다 숙련도에 따라 퍼포먼스가 많이 갈릴 것으로 본다. 스킬 매커니즘이 단순해 보이지만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대규모 교전 때 궁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서 순간적인 이니시에이팅이 될 수 있고 누군가를 지킬 수도 있다. 우리 팀과의 스킬 연계를 잘 만드는 게 관건이다.”

-최근 꽤 티어가 올라온 ‘모넥톤(레넥톤)’ ‘모밀(카밀)’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카밀은 스프링 시즌에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언제든 꺼낼 수 있지만 지금 탱커의 가치가 높다 보니까 카밀이 힘든 경향이 있다. 당장 스카너만 해도 카밀로 뚫을 수 없다. 레넥톤은 언제든지 그냥 쓸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 서머 예상 OP 챔피언은 스카너와 럼블로 보고 있다.”

-서머 시즌 목표가 있다면.
“팀적인 목표는 매우 쉽다. 스프링 시즌보다 더 높은 성적을 보여드리는 게 팬분들께 보답하는 길이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이겨서 상대방이 쉽게 보지 못하게끔 만들고 싶다. 가끔 게임을 하다 보면 상대가 우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게 느낄 때가 있다. 최대한 그러지 못하게 ‘이렇게 하면 지겠구나’라는 압박이 상대한테 있었으면 좋겠다.”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결과가 좋아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후회가 안 남고 싶다. 매 순간, 어떤 환경에서든 늘 최선을 다하고 나아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 게임을 할 때 사이드, 라인전, 운영, 오브젝트, 한타, 포지션 등 여러 포인트가 있는데 어떤 부분이든 저번 시즌보단 발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스프링 시즌이 끝나고 시간이 조금 흘렀다. 푹 쉬고 다시 우리를 보게 될 때 이번엔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서머 때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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