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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된 퇴역군인에 연금 지급 정지…헌재 “재산권 침해”

헌재,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위헌법률심판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역한 군인이 지방의회 의원에 취임했을 때 퇴역연금 전체 지급을 정지하도록 한 옛 군인연금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헌재는 25일 구 군인연금법 제27조 1항 2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과 함께 적용 중지 명령을 내렸다. 심판 대상인 구 군인연금법 조항은 퇴역연금 수급 대상자가 선출직 공무원에 취임한 경우 보수 수준과 관계 없이 재직 기간 동안 연금 지급을 중단하도록 규정한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지방의회 의원에 취임한 퇴역연금 수급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적용을 중지하기로 하며, 개정된 신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신법은 군 출신 지방의회 의원 보수가 퇴역연금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해 7월 개정됐다.

29년간 군인으로 복무하다가 중령으로 퇴직한 윤모씨는 2003년부터 연금을 받다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러던 중 군인연금법이 개정돼 ‘퇴역연금 수급자가 선출직 공무원에 취임한 때는 재직기간 중 지급을 정지한다’는 조항이 신설되면서 2020년 7월부터는 연금을 받지 못했다.

윤씨는 의원 월정수당은 176만8000원인데 이보다 훨씬 많은 퇴역연금 지급이 끊기는 것은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해당 조항을 위헌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2022년 9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안정적 소득이 있는 경우 연급 지급 정지가 정당화될 수 있지만, 지방의회의원이 받는 월정수당은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고 안정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2022년 1월 비슷한 취지로 퇴직 공무원이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한 옛 공무원연금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한 선례를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했다. 당시 헌재는 “연금을 대체할 적정한 소득이 없는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전액 지급을 정지해 제도의 본질과 취지에 어긋난다”며 “공직을 수행하는 경우 오히려 생활 보장에 불이익이 발생하도록 하는 것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미선 재판관은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지방의회 의원은 임기 동안 퇴직연금을 지급받지 못하지만 매월 보수를 지급받으므로 경제적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급정지 조항은 법익 균형성 원칙이나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합헌 의견을 냈다. 그는 2022년 공무원연금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때도 합헌 의견을 낸 바 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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