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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또를 사수하라”… 밀라노 ‘심야 판매금지’ 조례 논란

밀라노시, 자정 이후 음식물 판매 금지 조례 추진
주거지역 소음 공해 예방 차원

게티이미지.

앞으로 이탈리아 밀라노를 여행하면서 심야 시간대에 젤라토를 먹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미국 CNN 방송은 24일(현지시간) 밀라노시가 내건 ‘자정 넘어 젤라토 판매 금지’ 조례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르코 그라넬리 안보 부시장은 최근 시의 ‘평온(tranquility)’을 지키기 위해 밀라노 내 번화가 12곳에서 자정 이후 음식 포장과 음료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의 계획을 발표했다. 주거 지역 내 소음 공해를 예방하겠다는 취지이다. 판매 금지 음식으로는 포장해가기 쉬운 젤라토, 피자 등이 포함됐다.

해당 조례에 따르면 평일 오전 0시 30분에서 6시, 주말 오전 1시30분에서 6시 사이에는 음식과 음료를 판매할 수 없다. 밀라노 시의회가 법안을 최종 승인할 경우 다음달 초부터 6개월간 단속이 시행된다.

그라넬리 부시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리의 목표는 주민의 건강·평화와 친교·오락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밀라노가) 청년과 노인이 함께 공간을 공유하는 활기찬 도시라고 믿는다”는 글을 올렸다.

젤라토는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아이스크림으로 일반적인 아이스크림에 비해 재료 본연의 맛이 강하고 질감이 쫀득한 게 특징이다. 때문에 현지인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이탈리아 국민 간식이다.

젤라토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일부 시민과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탈리아 무역통상연합 콘프코메르치오의 밀라노 지부 사무총장인 마르코 바르비에리는 해당 조례에 대해 “상식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밀라노에는 1만곳 이상의 식당과 피자 가게, 젤라테리아가 있는데 바르비에리 사무총장에 따르면 이들 중 80%가 조례상 판매가 제한되는 구역에 자리잡고 있다.

바르비에리 사무총장은 “이 조례에 따르면 피자를 먹으러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젤라또를 사먹는 가족은 벌금을 내야 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소음에 시달리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공원이나 일부 공간은 이 조례에서 제외하는 등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에는 청년 대부분이 오후 10시는 돼야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며 자정은 영업을 중단하기에 너무 이른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젤라토나 피자, 물은 판매 금지 목록에서 빠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2013년에도 비슷한 단속 계획을 발표했으나 시민의 반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시민들은 “젤라토를 사수하라(Occupy Gelato)”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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