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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친 직원, 또 횡령?… 금감원, ‘통제 잃은’ 농협 지배구조 정조준


금융감독원이 다음 달 중순부터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최근 농협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통제의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대주주인 농협중앙회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정조준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24일 ‘농협금융지주 및 농협은행 정기검사 착수 배경’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고 “지주회사법과 은행법 등 관련 법규에서 정하고 있는 대주주 관련 사항과 지배구조 내용 등을 들여다보고 필요하다면 개선하라고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검사 배경에는 농협의 독특한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내부통제 취약점이 자리한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인사 및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금감원은 “농협중앙회 출신 직원이 중앙회 시군지부장으로서 관할 은행지점의 내부통제를 총괄함에 따라 내부통제 통할 체계가 취약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른 농협은행의 금융사고도 금감원이 칼이 빼든 배경이다. 금감원은 지난 2월 검사 결과 은행 직원이 불법행위에 직접 가담한 정황이 확인되는 등 내부통제 측면에서 취약점이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농협은행 A지점 직원은 부동산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이들과 공모해 사문서를 위조·행사하고 담보가액을 부풀려 거액의 부당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B지점에서는 귀화 외국인 고객의 동의 없이 펀드 2억원을 무단 해지해 횡령한 사건도 있었다. 이 직원은 다른 금융 사고로 내부 감사에서 적발됐으나 추가 사고를 일으킨 경우다.

금감원은 “사고 예방 등을 위한 내부통제 체계의 취약성은 향후 추가적인 금융사고로 인한 은행 손실 및 소비자 피해 발생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농협은행 다른 지점 및 여타 금융회사 등에서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가 일각에서 제기된 ‘농협 길들이기’라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2년마다 돌아오는 정기검사 시기가 도래한 데다 최근 금융사고가 다수 발생한 점을 고려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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