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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처리장 공사 절차 위법” 판결에도 제주도 강행...法,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입력 : 2024-04-24 17:07/수정 : 2024-04-24 17:59
월정리 주민으로 구성된 '월정리 용천동굴과 월정하수처리장 문제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을 위한 고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불법 공사행위를 즉각 멈추라"고 주장했다. 비대위 제공

제주도가 동부하수처리장(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증설공사 고시 무효 판결에도 공사를 강행해 온 가운데, 23일 법원이 월정리 주민 일부가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행정부는 전날 월정리 주민 등 5명이 ‘공공하수도 설치 고시’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즉시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제주도는 23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를 중단했다.

지난 1월 제주지법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의 근거가 된 제주도의 ‘공공하수도 설치 고시’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후 제주도는 항소를 제기하고, 공사를 계속 진행했다.

이에 월정리 주민 등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논란이 된 고시는 동부하수처리장 하루 처리용량을 1만2000t에서 2만4000t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주도는 본안 소송 당시 쟁점이던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여부에 대해 ‘27년전 하수처리시설 설치 당시 해당 관청과 사전환경성 검토 협의를 마쳤고,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최종 설치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이뤄진 사전환경성 검토 협의는 최초 건설공사에 대한 내용이고, 환경부 장관의 하수처리시설 설치인가 고시는 하루 처리용량을 1만2000t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증설까지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제주도의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을 인정했다.

법원은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제주도의 공사 강행으로 월정리 주민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고, 공사 중단으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인용 이유를 밝혔다.

제주도는 24일 보도자료를 내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즉각 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성대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본안 항소심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향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이행됐다는 점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했다.

한편 월정리 주민으로 구성된 ‘월정리 용천동굴과 월정하수처리장 문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을 위한 고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지난 21일 집행정지 신청 이후 법원이 예외적으로 신속하게 집행정지 인용 결정 판결을 내린 것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의 효력중지를 매우 중요하게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도는 현재 제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지만 추후 본안사건에서 패소 확정될 경우 이 사건 증설공사는 법적 근거를 상실하게 된다”며 “500억원 이상의 무익한 공사비 지출과 국고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긴급히 이 사건 고시의 효력을 정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증설고시 무효 확인 소송의 항소심 선고일로부터 20일이 되는 날까지 고시 효력이 정지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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