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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은 어떻게 10대 사로잡았나… 시중은행도 ‘잘파세대’ 공략 안간힘

입력 : 2024-04-24 16:22/수정 : 2024-04-25 08:24

초등학교 6학년 윤모(12)양은 최근 부모를 졸라 토스 어린이·청소년용 선불충전카드인 ‘유스(USS card)’ 카드를 만들었다. ‘엄카’(엄마카드)로부터 해방돼 직접 자기 이름이 찍혀 있다는 점이 마음을 끌었다. 윤양은 “친구들도 대부분 카카오·토스를 많이 쓴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발 빠르게 포착한 10대 고객 니즈(needs)를 바탕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낮은 출산율에 고객 자연 감소가 필연적인 상황에서 미래 세대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시중은행도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와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를 일컫는 말) 공략에 힘쓰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10대를 위한 다양한 은행 서비스가 등장한 가운데 인터넷은행 인기가 두드러진다. 만 7세 이상부터 만 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카카오뱅크 미니’와 토스의 ‘유스카드’가 대표적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해 8월 발간한 ‘잘파세대의 금융 인식과 거래 특징의 이해’ 보고서에 따르면 ‘A 인터넷은행’의 경우 잘파세대의 약 60.7%가 이용한다. ‘B 인터넷은행’도 이 연령대의 절반 이상(52.3%)이 이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이용률은 은행별로 8.3~27.2% 수준에 그쳤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잘파세대는 아직 금융 니즈가 복잡하지 않고 관리 규모도 작다”며 “용돈 관리가 주된 금융 생활이다 보니 주 이용채널인 모바일 앱의 편리성과 체크카드 캐릭터 등에 따라 기관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잘파세대는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대중성, 흥미, 재미, 앱 편리성 등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은행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며 10대 고객 유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아이부자’는 미성년 자녀와 부모가 각자 앱을 설치해 용돈을 주고받는 ‘페어런트 테크(parent tech)’ 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의 ‘리브 넥스트’, 우리은행의 ‘우리틴틴’, 신한은행의 ‘신한밈’도 10대를 겨냥한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잘파세대 마케팅을 위해 아예 ‘미래고객전담추진ACT(Agile Core Team)’를 지난 1월부터 운영 중이다. 아이돌 홍보모델을 전격 기용한 것도 같은 이유다. 국민은행은 걸그룹 ‘에스파’를, 신한은행은 ‘뉴진스’를 모델로 내세웠다. 하나은행도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안유진을 10대 타깃용 모델로 기용했고, 우리은행은 최근 보이그룹 ‘라이즈’와 손을 잡았다.

다만 은행들이 신규 유입을 위한 마케팅만 신경 쓰고 이후 꾸준한 관계 유지 노력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 연구원은 “성인이 됐을 때 유스 전용 플랫폼에서 성인 계좌로 자연스럽게 이동해 거래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제공 상품 및 서비스, 거래범위 등을 연령에 맞게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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