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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세줄 조례로”…대구시의회, 박정희 동상 건립 비판

“시의회 무시한다는 느낌 많다”
“독선적 행정 보여주는 것”

홍준표 대구시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뉴시스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 문제를 두고 대구시와 대구시의회가 충돌하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공론화 과정을 생략한 졸속 추진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23일 대구시와 대구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대구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시의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 예산안 14억5000만원과 관련 조례안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박정희 기념사업과 관련해 찬반을 떠나서 (대구시가) 의회를 무시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이번 동상 관련 조례가 단 세 줄이다. A4용지 반장인데 지방의원 10여년을 하면서 이런 조례는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육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기념사업은 공론화를 통해 여러 의견을 들어본 후 공감과 지지를 얻는 것이 순서”라며 “이런 절차가 빠진 것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독선적’ 행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시장은 취임 이후 비상재정 체제를 선언하며 수많은 사업비를 삭감했고, 시 산하 기관은 반 토막 난 예산으로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며 “그런데 동상 건립비를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선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좋은 평가와 다른 평가를 하는 분이 있지만 5000년 가난을 끊어내신 분”이라며 “14억5000만원이 재정에 압박을 주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홍 시장은 이날 중국 출장으로 시의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구시는 남구 대명동 대구도서관과 동대구역 광장 앞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는 등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홍 시장은 “광주에 가보면 광주 저항 정신의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사업이 참으로 많다”며 “박정희 기념사업은 산업화의 상징 도시인 대구가 당당하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내고 “이미 대한민국에 박정희의 유산은 차고 넘친다”며 “대구에 박정희 동상까지 세운다는 것은 홍 시장의 대권 놀음 외에는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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