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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급증… 부실도 늘어 은행 건전성에 경고등


은행권 기업대출이 눈에 띄게 불어나면서 건전성 악화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금융 당국은 고금리 시기 중소기업에 자금 공급을 지원하면서도 대출 연체율 상승 등 부실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중소기업벤처부와 ‘중소기업 금융 애로점검 협의체’ 1차 회의를 열었다. 협의체는 중소기업에 필요한 금융지원 방안을 적시에 마련하고, 위험 요인에 조기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침체 등 영향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중소기업 금융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2월 중소기업의 부담 경감을 위해 19조3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별도로 마련해 시행 중이다.

문제는 기업대출 부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12조5000억원) 중 기업 여신이 전체의 80%(10조원)를 차지했다. 연체율도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상승 중이다. 지난 1월 말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0%로 전년(0.39%) 대비 0.21% 포인트 증가했고,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도 지난 3분기 말 기준 1.15배로 1년 전(2.51배)보다 크게 악화했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은 기업대출을 늘리기에 여념이 없다. 금융당국이 고강도로 관리하는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실적 돌파구로 찾았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금액은 785조1515억원으로, 지난해 말(767조3139억원)보다 17조8376억원 늘었다. 3월 한 달만 봐도 10조4000억원 증가하며 역대 3월 통계 중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날 협의체 회의에서도 기업부채 부실 관련 경고 목소리가 나왔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국내 기업 신용현황 및 시사점’ 발제에서 “아직 기업부문 부실이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우리나라 기업부채가 최근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고금리 상황이 계속 지속되고 내수시장 침체가 진행형이라는 측면에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중기부는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중소기업 금융 리스크를 점검해나갈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아직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등의 절대적인 수치는 양호하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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