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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할매들 “랩 때려 MZ세대에게 호국과 보훈 알린다”

전쟁 경험한 할매 힙합그룹 ‘수니와 칠공주’, “보훈을 모르면 국민이 아니지”

‘수니와 칠공주’ 할머니들이 대구지방보훈청 뮤직 비디오 제작에 앞서 조선시대 양반 가옥인 칠곡군 지천면 경수당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호국과 보훈 안 어렵다! 할매들이 가르쳐 줄게! 랩 때려서!”

6·25전쟁을 경험한 평균연령 85세의 할매힙합그룹 ‘수니와 칠공주’가 MZ세대에게 친숙한 랩을 통해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알린다.

대구지방보훈청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수니와 칠공주 할머니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대구·경북의 현충시설을 알리는 뮤직비디오와 호국과 보훈을 노래한 랩을 선보인다.

‘수니와 칠공주’는 칠곡군 지천면 신4리에 사는 여덟 명의 할머니들로 구성된 할매래퍼 그룹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주요 외신으로부터 ‘K-할매’라는 극찬이 이어지며 대기업 광고에도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니와 칠공주 할머니들은 74년 전 전쟁의 경험을 떠올리며 한 소절 한 소절 랩 가사를 직접 작성했다.

할머니들은 “보훈을 모르면 국민이 아니지”를 비롯해 북한군을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을 표현한 “빨갱이는 코가 안 빨까요”라는 제목으로 랩 곡을 만들었다.

또 결혼 후 군에 입대한 남편에 대한 원망과 총성을 듣고 두려움에 떨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한 곡도 작성했다.

이와 함께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영덕장사상륙작전기념관 등의 대구·경북의 현충시설들을 자신들이 만든 랩으로 소개하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

래퍼 슬리피, 강철부대 최영재 마스터 등의 인기 연예인을 비롯해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 권기형 씨와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대구지방보훈청과 칠곡군은 랩을 활용한 익살스러운 수니와 칠공주의 뮤직 비디오를 통해 현충 시설에 대한 경직된 이미지를 개선해 MZ세대의 관심과 방문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뮤직비디오는 5월부터 호국보훈의 달인 6월까지 보훈부와 칠곡군 공식 SNS는 물론 대학교와 맘카페 등 주로 젊은 세대가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에 공개할 계획이다.

수니와 칠공주의 리더 박점순 할머니는 “6·25 전쟁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지만 모두 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할머니가 손주에게 이야기하듯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 랩으로 노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숙 대구지방보훈청장은 “보훈은 특정한 시기와 장소에서만 실천하는 의전 행사가 아닌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현충 시설이 수니와 칠공주 할머니들의 랩을 통해 추모는 물론 많은 국민이 즐겨 찾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수니와 칠공주 할머니들의 랩을 통해 전후 세대에게 전쟁의 잔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이 알려지길 바란다”며 “앞으로 할머니들이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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