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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종교인’ 3명 중 1명 “영혼 있다”…40%는 주술적 경험

목회데이터연구소, 무종교인의 종교 의식 조사 결과

입력 : 2024-04-19 17:56/수정 : 2024-04-19 18:03
정재영(가운데) 실천신대 교수가 19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 가나의집에서 열린 제1차 목회데이터포럼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신은 없다’고 말하는 무종교인조차 영혼의 존재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경향이 포착됐다.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이들조차 종교의 사회적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19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 가나의집에서 제1회 목회데이터포럼을 개최했다. 무종교인의 종교의식 조사-무종교인은 종교와 무관한가를 주제로 열린 포럼은 현재 종교를 믿지 않는 전국의 19세 이상 무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진행됐다.

무종교인 가운데 종교에 관해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16.9%)은 5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았다. 종교에 관한 관심은 60대 이상이 23.9%로 가장 높았고 50대(20.8%)가 뒤를 이었다. 30대(12.3%) 40대(13.8%)는 가장 낮았다. 자신이 종교적이라고 답한 무종교인은 100명 중 5명(5.2%)에 불과했다. 반면 응답자의 24.1%가 ‘나는 종교가 없지만 나 자신을 신성한 것이나 초자연적인 것에 관심이 있는 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무종교인들이 종교성과 영성을 다른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서구에서 주목하는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 종교에 얽매이지 않는 영적인 삶) 현상이 한국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신을 부정하는 비율(55.9%)은 절반을 넘었다. 영혼에 대해서는 보다 수용적인 태도가 나타났다. 영혼이 없다는 응답은 33.1%, 영혼이 있다는 응답은 37.0%를 기록했다. 무종교인 2명 중 1명은 ‘우리 사회에 종교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종교가 주는 유익에 대해서는 ‘위안’(76%)과 ‘평화와 행복’(72.2%), 고난 극복(66.1%)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정재영 실천신대 교수(종교사회학)는 “무종교인이라고 모두 무신론자이거나 완전히 세속적인 사람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무종교인들은 본질적인 종교보다는 종교를 통한 심리적 평안을 추구하는 경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무종교인들을 기성 종교로 포섭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조직화한 종교에 대한 호감이 높지 않은 탓이다. 정 교수는 과거 종교를 가졌다가 종교를 떠난 사람들은 가장 큰 이유로 3분의 1가량이 ‘종교의 틀에 얽매이기 싫어서’라고 응답한 점을 지목하면서 “영성은 추구하지만 더는 제도 종교에 소속되기를 원하지 않는 SBNR의 특성을 기성 종교가 이해하고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선일 웨신대 교수가 19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 가나의집에서 열린 제1차 목회데이터포럼에서 '무종교인의 종교성에 대한 신학적 응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무속·미신 행위(사주 토정비결 타로 손금 신점 관상 점성술 풍수지리)를 경험한 이들이 40%에 육박하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김선일 웨신대 교수(실천신대)는 “주술성은 매일의 삶에서 마주하는 실제적인 고민과 관심으로부터 비롯된다”며 “기독교 신학에도 일상의 고민과 문제들을 성경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른 인간의 참된 자리를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속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 신앙 활동과 관습 가운데 ‘신년 말씀 뽑기’ ‘개업예배’ 등 주술성이 가미된 활동을 언급하면서 “기독교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들어주고 채워주는 주술적 문제 해결과 충족의 종교는 아니지만 그러한 주술적 심성이 갈망하는 바를 인지하고 진정한 해법을 담은 더 큰 세계관과 안목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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