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50년 ‘대구판 돌려차기’ 가해자…이제 와서 “평생 사죄”

대구고법, 항소심 결심 공판
피고인 “다시 한번 사죄”… 피해자, 합의 뜻 없어

대구지방법원. 뉴시스

일면식 없는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하고 이를 제지하던 여성의 남자친구를 살해하려한 일명 ‘대구판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이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며 뒤늦게 사죄했다.

대구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성욱)는 18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9)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지난해 12월 A씨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너무 과하다”며 항소했고, 재판부는 지난 공판 기일에 피해자 상태, 치료 경과 등을 포함한 양형 조사를 결정한 바 있다.

조사 결과 피해자 B씨(23)는 여전히 왼손 신경이 회복되지 않아 손끝 감각이 없고 저림 현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또 피고인과 합의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과다출혈로 인한 심정지로 뇌에 영구장애를 입은 남자친구 C씨의 경우 현재 중학생 수준의 정신연령으로 회복했으며 치료비 5000만원 이상이 든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측 변호사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도 범행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용서를 받아야겠지만 한계가 있다. 선고 기일을 넉넉히 잡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합의된다면 합의서를 제출하거나 공탁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피해자와 피해자를 소중히 생각하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평생 잘못을 잊지 않고 반성하며 살겠다.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최후 진술에서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배달원 복장을 한 채 대구시 북구 원룸 건물로 들어가는 B씨를 뒤따라가 흉기로 위협하며 성폭행을 하려 했다. 그러나 C씨가 뒤따라 들어와 이를 제지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당시 A씨는 흉기로 C씨의 얼굴과 목 등을 찔렀다.

이 범행으로 B씨는 왼쪽 손목동맥 절단과 신경다발 훼손 등 피해를 입었다. C씨는 자상으로 인한 과다출혈과 함께 여러 차례 심정지 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수술 후 40여일 만에 깨어난 C씨는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어 간단한 일상생활도 어려운 영구 장애를 얻었다.

1심 법원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을 훌쩍 뛰어넘는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이는 유기징역형으로는 최장기 형량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처 속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점,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점,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23일 열릴 예정이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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