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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면 안 살 거잖아요” 청년 딸기 농부의 비법

[우리들의 가계부] 치솟는 물가에 SNS로 적극 홍보 나선 청년 농부들
장부 통해 농자재값 지출 내역 확인했더니

단콩 인스타그램, 농대생 이민재 인스타그램 캡처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농산물값이 오르면 농부들은 돈을 더 벌지 않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농부들은 “현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들의 가계부]는 다양한 인물들의 가계부를 소개한다. SNS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고물가에 대응하고 있는 청년 농부들의 일상을 취재했다.

“유통비용 줄이려고…” 직접 판매하는 청년 농부

트랙터를 운전하는 김씨. 김씨 제공

전남 무안에서 콩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씨는 “최근 물가 상승 이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생산자인 농부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턱없이 부족한 편”이라고 호소했다.

작물의 값은 전국 작물의 출하량, 작황, 창고 물량 등 다양한 요소들에 따라 결정되지만 농부들은 밭떼기(계약재배)나 망작업(생산량에 따른 가격 책정) 등을 통해 중간 유통업자와 정해진 가격에 거래하고 있다.

김씨는 “작물 시세는 항상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떨어지지만, 생산비는 점점 올라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며 “땀 흘려 지은 작물들이 병충해, 냉해 피해, 자연재해 등을 입고 폐농하게 되면 투자한 생산비는 모두 빚으로 돌아온다”고 전했다.

김씨의 일주일 지출 내역. 김씨 제공

김씨는 일주일 동안 115만3000원을 지출했다.

그는 “인건비와 비룟값이 이전보다 크게 올랐다”고 했다. 이어 “같은 성분인데도 회사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있다.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꼼꼼히 확인해 더 저렴한 농자재를 구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만든 엽서와 로고. 단콩 인스타그램 캡처

김씨는 재배한 콩을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농산물을 직거래하면 유통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비용에는 물류비, 경매 수수료, 도소매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콩 가격의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47.5%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3.8% 늘었지만 농가수취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김씨는 본인이 직접 만든 로고와 홍보물 등을 SNS에 올렸다. 그는 “농부들도 직접 나서 판매와 홍보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며 “상품 페이지에 재배 과정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단콩 인스타그램 캡처.

김씨는 “밭의 문제점을 늦게 발견할수록 생산비가 더 든다”면서 “작물 상태는 사전에 점검하고, 풀이 자라기 전에 제초 작업을 미리 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은 농부들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농사 콘텐츠 만들어 소비자와 소통하는 청년 농부

이씨가 운영하는 딸기 농장. 이씨 제공

경북 포항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이민재씨는 최근 재배 면적을 줄였다. 중동 전쟁 위기로 고유가, 원자재값 상승과 물가 상승 압박 등이 더욱 심해지면서 이씨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씨는 “대부분의 화학비료와 상토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유가 상승으로 비룟값이 올랐다”며 “계속해서 높아지는 인건비와 냉·난방비용까지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일주일 장부. 이씨 제공

이씨는 일주일 동안 404만원을 지출했다.

이씨는 “매출 대비 이익이 어느 정도 나오는지 파악하고 앞으로의 영농 계획을 세우기 위해 꾸준히 장부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재배한 산딸기. 이씨 제공

딸기의 생산원가는 점점 오르고 있지만 이씨는 판매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쌀이나 밀, 계란 등은 수요층이 두터워 가격을 높여도 큰 문제가 없지만 딸기는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후식으로 먹는 과일류는 경기가 침체되면 소비량이 많이 줄어든다. 생산원가가 오른다고 해서 무작정 판매 가격을 높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택배를 포장하는 이씨. 농대생 이민재 인스타그램 캡처

이씨는 전략을 세웠다. 공판장 판매 비율을 높이고 딸기를 사용하는 디저트 카페에 직접 납품해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했다.

이씨는 산딸기 수확부터 택배 포장까지 모두 직접 하고 있다. 그는 “판매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이 과정들은 숏폼으로 만들고 SNS에 올려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최근 알고리즘을 통해 이씨의 영상을 접한 후 딸기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한 농업 전문가는 “과거 소비자는 대부분 농산물을 상품으로만 보았고, 그 때문에 저렴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한 직거래는 다르다”며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이끌어 내려면 돈독한 관계를 위한 농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하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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