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세트, 쵸비는 왜 코르키로 비스킷을 찍었을까?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2024 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 우승 세리머니 현장 사진. 젠지 선수단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 LCK 제공

젠지와 ‘쵸비’ 정지훈의 LCK 4연패(連霸)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챔피언 중 하나는 코르키다.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KPSO돔에서 열린 2024 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 그는 대담한 폭격수 챔피언으로 값진 2승을 거뒀다.

세간의 눈이 특히나 집중된 건 5세트였다. 밴픽 단계에서 맞수 T1 ‘페이커’ 이상혁이 자신만의 승리 보증 수표인 오리아나를 고르자 정지훈은 코르키로 맞섰다. 대부분의 메이지 대 코르키 구도가 그렇듯, 이상혁의 강력한 라인전 단계 압박을 정지훈이 얼마나 슬기롭게 흘려내는지가 관건인 매치업이 성사됐다.

게임 초반, 이상혁이 오리아나의 공격(Q)과 불협화음(W)을 쓰면 정지훈이 코르키의 발키리(W)를 써 달아났다. 두 선수의 살얼음판 술래잡기는 스킬 쿨타임마다 반복됐다. 그리고 3분경 ‘캐니언’ 김건부(뽀삐)의 미드 갱킹, 4분경 ‘리헨즈’ 손시우(애니)의 로밍에서 시작된 ‘오너’ 문현준의 데스 등이 이어지면서 미드 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정지훈의 숨통이 트였다.

코르키는 초반에 힘을 발휘하기 힘든 챔피언이다. 정지훈은 어떻게 코르키를 골랐음에도 세계 최고 오리아나 플레이어의 강력한 초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을까? 경기 전부터 오리아나의 주력 스킬 2개를 발키리(W)로 피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실행으로 옮긴 덕이었다.

사실 정지훈은 코르키가 메타 픽으로 떠오르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선수 중 하나다. 그는 2022년 스프링 시즌 롱소드 3포션 스타트를 유행시킨 장본인이다. 대포 웨이브마다 미니언 해체 분석기(미해분)를 써서 빠르게 라인을 밀고 귀환 타이밍 잡기를 반복, 멜모셔스의 아귀를 구매해 생존력을 강화하는 빌드를 만들었다. 이는 이제 미드 코르키의 정석 빌드로 여겨진다. (관련기사: https://m.kmib.co.kr/view.asp?arcid=0016670692)
2024 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 중계화면

하지만 그는 결승전 5세트에서 자신이 유행시킨 룬 대신 비스킷 배달 룬을 선택했다. 발키리 사용을 위한 마나 확보 목적이었다. 그는 17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오리아나의 Q와 W스킬을 발키리(W)로 피할 계획이었으므로 마나 관리를 위해 비스킷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발키리의 1레벨 마나 소모량은 80으로 비교적 많은 편에 속한다.

결국 발키리를 이용한 스킬 회피를 초반 라인전의 핵심으로 봤던 셈이다. 1레벨에 개틀링 건(E)을 배웠던 정지훈은 2레벨에 정석대로 인광탄(Q)을 배우지 않고 발키리를 익혔다. 여기에도 비슷한 맥락이 있었다. 그는 “코르키로 Q스킬을 맞힐 만큼의 사거리를 오리아나가 허용하지 않으면서 견제할 거로 생각했다. 2레벨에 발키리로 (상대방의 견제를) 피하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이 젠지와 정지훈의 LCK 4연속 우승의 핵심으로 튼튼한 허릿심, 정지훈의 강력한 라인전 능력을 꼽는다. 하지만 단순히 천부적 재능을 가져서, 맞히고 피하는 능력이 뛰어나기만 해서는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 평소에도 온갖 경우의 수를 떠올리며 최선의 수를 마련해놓은 자만이 “미드 구도 정리가 끝났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이를 결승전 마지막 무대에서 증명할 수 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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