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팝 전설 ‘블러’, 코첼라서 무호응 굴욕… “다시는 안 와”

90년대 인기 밴드 블러, 떼창 실패
“다시는 우리 못 볼 줄 알아라” 격노
코첼라, 관객 대부분이 잘파세대

영국 밴드 '블러'가 13일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다. AFP연합뉴스

199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브릿팝의 아이콘 ‘블러’(Blur)가 최근 코첼라 페스티벌 공연에서 관객들로부터 ‘무호응’ 굴욕을 당했다.

블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의 메인 스테이지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에서 총 13곡을 연주한 블러는 10번째 곡이었던 ‘Girls and Boys’를 선보이던 와중 뜻밖의 난관을 만났다.

‘Girls and Boys’는 이들의 최전성기를 상징하는 히트곡으로, 밴드의 프론트맨 데이먼 알반은 “같이 불러 주세요”라고 외치며 호응을 유도했지만 관객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알반은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두 팔을 벌려 보이거나 관중들을 향해 마이크를 넘기는 등 거듭 ‘떼창’을 유도했지만 돌아오는 건 썰렁한 정적뿐이었다고 한다.

알반은 결국 “너희는 다시는 우리 못 볼 줄 알아라. 그러니까 젠장 따라 불러라. 무슨 말인지 알겠냐?”며 거친 언사를 내뱉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밴드의 또 다른 인기곡 ‘Song 2’는 관객들의 호응을 조금이나마 이끌어냈고, 블러는 준비된 13곡을 모두 부른 뒤 무대에서 내려갔다.

유튜브에서 해당 무대 영상을 확인한 블러의 팬들은 댓글창과 SNS를 통해 불만을 표출했다. 팬들은 “장례식장도 이것보단 생기가 넘친다” “코첼라 관중들은 블러의 연주를 들을 자격이 없다” 등 공연 도중 분노를 드러낸 데이먼 알반을 두둔하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 밴드 '블러'가 13일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다. AFP연합뉴스

반대로 관객들의 시큰둥한 모습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블러가 영국에서는 지금까지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전성기 시절에도 큰 인기를 끌지 못한 데다가, 코첼라 페스티벌의 주 관객층이 1990년대 중후반 이후 출생한 ‘잘파 세대’(Z세대+알파세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일 공연에서 열렬한 떼창을 기대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냐는 것이다.

관객들의 저조한 반응에 실망하는 모습을 보였던 알반은 공연을 마친 뒤에는 “코첼라, 고마워요”라는 문구와 함께 무대 현장 사진 여러 장을 X(엑스·옛 트위터)에 게시했다.

블러는 오는 20일 코첼라 페스티벌 2주차 무대에 다시 한 번 올라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블러는 오아시스, 스웨이드, 펄프 등과 함께 브릿팝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록 밴드다. 1990년 데뷔 이래 34년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블러는 지난해 9만석 규모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10분 만에 매진시키며 여전한 저력을 과시했다. 밴드의 상징이자 프론트맨인 데이먼 알반은 4인조 가상 밴드 ‘고릴라즈’(Gorillaz) 멤버로도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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