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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400원 육박한 환율에도 실적주는 샀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면서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아 치우는 ‘셀 코리아’에 나섰다. 환율이 오르면 국내 투자 수익을 달러로 바꿔 본국에 보내는 외국인으로서는 환차손에 노출돼 투자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국내 주식을 내다 파는 와중에도 고환율 환경이 실적에 도움이 되는 기업의 주식은 사들이는 모습이 관측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4거래일(4월 12~17일) 연속 코스피와 코스닥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 기간에만 1조원 가까운 주식을 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이 전날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돌파하는 등 원화 약세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최근 4거래일 코스피는 4.53% 하락했고 코스닥은 2.92% 내리면서 증시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 한·일 재무장관이 처음으로 공동 구두개입을 하며 이날 환율 상승세가 진정됐지만, 외국인이 돌아오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다만 외국인은 실적 개선 기대주를 사 모으는 것으로 관찰됐다. 최근 4거래일 외국인은 현대차 주식 136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삼성전자 우선주(764억원) LS ELECTRIC(일렉트릭)(614억원) 등도 순매수했다. 외국인보다 더 일찍 순매도 행렬을 이어오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자도 이 기간 기아(1796억원)와 SK하이닉스(1038억원) 아모레퍼시픽(379억원)은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환율 환경이 유리한 기업의 주식은 사들인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린 현대차와 기아차는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주로 꼽힌다. 이들 기업 모두 수출 비중이 높은 데다 달러로 판매 대금을 받아 향후 예상 기업 실적이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 또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부응해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되는 것도 투자 이유로 풀이된다.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린 삼성전자우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주식은 물론 LS일렉트릭과 아모레퍼시픽 등도 업종은 다르지만, 환율이 오르면 이익이 늘어나 달러가 강세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종목들이다. LS일렉트릭은 이날 7.59%, 아모레퍼시픽은 3.42%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코스피 지수가 2500선까지 하락한다면 매수로 대응할 만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지연 등 국내 증시 하락을 유발하는 요인들이 모두 외부적인 것이어서다. 오히려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와 자동차는 실적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어 추가 조정 시 매수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인 이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 관련주인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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