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물가 잡기 확신, 더 오래 걸릴 듯”…자신감 잃은 연준

입력 : 2024-04-17 05:25/수정 : 2024-04-17 06:58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시점을 더 늦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연 2%)로 낮아진다는 확신을 얻기까지 더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언급하며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시장에선 연준이 물가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고, 연말에나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최근 경제 지표는 확실히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그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 “노동 시장의 강세와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 당장은 제한적인 정책(긴축)이 효과를 발휘할 시간을 더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1분기 동안 확고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기침체 없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불확실성이 생겼다는 언급도 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도 이날 별도 행사에서 “현 수준의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계속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추가 데이터가 지속적인 물가 압력을 시사한다면 현행 금리 수준도 더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일부 물가 데이터는 경제 연착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달 7일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는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을 갖기까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준 경제학자들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찾고 있으며, 한두 달 이후 그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었다.

연준이 한 달 만에 매파 입장으로 돌아선 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과 이란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공급망 압박과 유가 상승 우려도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3개월 연속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타난 이후 연준의 전망에 분명한 변화가 있음을 나타낸다”며 “이로 인해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희망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캐시 보스티안치크 네이션와이드 뮤추얼 보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자신감이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연준 관계자들은 금리 인하의 긴급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으며, 올해 인하가 가능하다면 연말에 이루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올해 금리 인하가 한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가장 많았다. 연말까지 현재 수준의 고금리가 유지될 가능성도 12%를 웃돌았다.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이 공개되면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때 5%를 넘어서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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