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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증발한 수의대생 미스터리… 유일 용의자 ‘무혐의’

2006년 6월 갑자기 실종된 이윤희씨
18년째 행방 묘연… 재수사 난항
윤희씨 아버지, 딸 찾아 전국 누벼

입력 : 2024-04-17 00:02/수정 : 2024-04-17 00:02
2006년 실종된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씨. 연합뉴스

2006년 여름 실종된 뒤 18년째 행방이 묘연한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씨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고령의 나이에도 아직도 딸을 찾아 헤맨다고 한다.

아직도 윤희씨가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으로 믿으며 딸을 애타게 찾아온 부모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초동 수사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윤희 실종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20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윤희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건 2006년 6월 5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음식점에서 열린 종강 모임이다. 윤희씨는 이날 음식점에서 학과 교수와 동료 등 40여명과 모임을 가졌다.

윤희씨는 모임이 끝난 뒤 6일 오전 2시 30분쯤 원룸으로 귀가했다.

원룸에 도착한 윤희씨는 그날 밤 오전 2시 59분부터 1시간 동안 데스크톱 컴퓨터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이용했다. 그러다 검색창에 ‘112’와 ‘성추행’이라는 단어를 3분간 검색했다. 컴퓨터는 오전 4시 21분에 꺼졌다.

종강 모임이 열리고 사흘이 지난 8일에도 윤희씨가 학교에 나오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학과 친구들이 그의 원룸을 찾았다.

원룸 문이 잠겨있어 그의 친구들은 경찰과 119구조대를 불러 현관문 디지털 도어락을 부수고 방 안에 들어갔으나 윤희씨는 방에 없었다.

친구들은 방 안이 몹시 어질러진 상태였고, 애완견만이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들은 경찰 지구대 직원 허락하에 방을 깨끗이 치웠다. 그러나 이 행동으로 인해 경찰은 초기 증거 확보에 실패했다.

경찰은 윤희씨가 실종됐다고 판단하고 연인원 1만5000여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전북대 인근 건지산과 하천, 만화방, 찜질방, 피시방 등을 뒤졌으나 이씨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관련 제보도 모두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이 사건에서 들여다본 통신자료만 수십만장에 달한다.

경찰은 사실상 유일한 용의자였던 학과 친구 A씨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거짓말탐기지 조사에서도 ‘진실’ 판정이 나왔다. A씨는 종강 모임 후 이씨를 집까지 데려다준 인물이다. 가족들은 그를 유력한 범죄 용의자로 지목했다.

윤희씨는 그렇게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범죄 피해와 생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수사를 펼치고 있지만, 단서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희씨 아버지 이동세(87)씨는 18년째 딸의 행방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 ‘이윤희를 아시나요’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명함 크기의 작은 카드를 만들어 전국 곳곳을 찾고 있다.

윤희씨가 어딘가에서 생존해 있다면 47세의 중년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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