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웅] 아빠가 투병 중인 딸 영상을 꾸준히 공개하는 특별한 이유 (영상)


이 아이 본 적 있나요? 의료진 요청으로 핑크퐁의 깜짝 응원을 받고 행복해하던 소아병동의 귀염둥이 주아입니다.


주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인공심장을 달고 이식을 기다리는 아이입니다. 길고 긴 기다림의 끝에, 드디어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맞이한 아빠가 한 일

주아 : “아빠아~~~”
주아 아빠 김재겸씨 : “아빠 여깄어. 주아야. 아빠 여깄어”
간호사 선생님 : “아빠 저기 있네”
주아아빠 김재겸씨 : “아빠가 주아 나오면 안아줄게. 꼭 안아줄게”


2023년 12월 24일. 심장이식수술을 무사히 마친 세 살배기 주아가 창문 밖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아빠를 보고 손짓을 하며 울음보를 터뜨립니다. 그런 주아를 바라보는 주아 아빠는 애간장이 녹을만큼 마음이 아프고 딱 그만큼 행복했습니다.


생후 7개월이었던 2022년 7월, 주아는 심장이 확장하면서 기능이 저하되는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주아는 살기 위해 자기 몸집의 몇 배나 되는 심실보조장치 시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심실보조장치는 말 그대로 보조장치일 뿐 치료기기가 아니었습니다. 완치가 되려면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방법 밖엔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기약없는 기다림이 시작됐습니다.


주아 아빠 김재겸씨
“인공심장을 달고 이식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아 환자에서는 제일 오래 기다린 걸로 알고 있는데 기다리다 보니까 생각이 좀 많았어요. 어린아이 부모로서 자식의 심장을 선뜻 기증해 준다는 것 자체가 엄청 어려운 결정이고...”


1년 반 동안 투병생활을 하면서 두번의 생일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주아. 생일파티에 초대된 오빠가 등장하자 자신의 뺨을 치면서 이렇게 좋아하네요.


주아네 가족은 이날 촛불을 끄면서 부디 세 번째 생일은 집에서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가 통했던 걸까요? 보름 후 주아네 가족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주아 아빠 김재겸씨
“갑자기 전날(23일) 연락이 왔었는데, 잘하면 내일(24일) 수술할 수도 있다. 저도 맨 처음엔 그 전화 받고 안 믿었거든요. 이전에도 한 번 이런 적이 있었는데 못 받았어요. 공여자 아기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래서 이번에도 큰 기대는 안 하고 제발 됐으면 좋겠다 애원만 하면서...”


드디어 크리스마스 이브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주아는 수술을 위해 아빠 품에서 마취를 시작하고, 수술실에 주아를 들여보낸 가족에게는 그때부터 다시 초조한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실제 이식이 이뤄질지는 공여자 아기의 가슴을 열어봐야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주아 아빠 김재겸씨
“수술실 들어가서 끝날 때까지도 저희는 알 수가 없어서 계속 기다렸고, 가슴을 열어봤을 때 심장 상태가 안 좋을 수도 있잖아요. 의사 선생님이 장기 적출할 때 상황을 보고 판단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


드디어 ‘수술 중’ 안내가 뜹니다. 공여자 심장이 건강해서 이번엔 진짜로 이식이 이뤄지는 모양입니다. 수술은 무려 8시간이나 걸렸습니다. 힘든 수술을 마친 주아는 중환자실에서 나흘 만에 의식을 회복했고, 곧바로 아빠를 찾았습니다.


의료진이 창문 너머로라도 볼 수 있게 첫 면회를 허락했는데, 아빠는 그런 주아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감격스러운 첫 면회를 기록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해요.


주아 아빠 김재겸씨
“영상을 찍은 것도 올린 이유도, 주위에서 누가 공여자 부모님한테 이 이이가 받은 것 같다 알려주실까 봐, 그래서 혹시라도 궁금해하시고 연락 오실 수도 있으니까... 유일하게 살아 있는 장기니까 심장이 저희 아이랑 같이 잘 있으니까 그걸 알려드리고 싶고...”


빠르게 회복한 주아는 입원한 지 560일 만인 지난 2월 8일 퇴원을 했습니다. 아직 면역력이 약해 외출이 자유롭진 않지만 집에서 가족들과 생활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기적입니다.


특히 주아 아빠는 보조장치를 뺀 주아를 품에 꼭 안을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여자 부모님을 생각하면 한편으로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해요.


주아 아빠 김재겸씨
“법적인 게 금지된 거는 저도 알고 있는데, 어떻게든 찾아서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해외에서는 공유자 부모님이... 혹시라도 원하신다면 아이의 이렇게 잘 뛰는 심장(소리를) 듣고 싶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셨으면 좋겠어요”


주아의 엄마 아빠는 고마운 그분들을 만날 수 없다면 SNS를 통해서라도 주아의 근황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주아의 심장이 얼마나 힘차게 뛰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서죠.


주아 아빠는 그게 익명의 공여자 부모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주아 가족들의 소망대로 어딘가에서 익명의 공여자 부모가 진짜 주아의 심장박동소리를 듣고 위로를 받는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 주아의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영상으로 보기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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