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딛고 열린 이스라엘 성지, 2년 만에 또 닫혔다

지난 14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스라엘 하늘 길 위기
“올 9월 성지순례 상품있지만 실제 성사 여부는 미지수”

이스라엘 중부에서 지난 14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아이언돔 방공시스템이 발사되고 있다. AP뉴시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이스라엘 성지순례가 지난 14일 이란의 공습으로 2년 만에 다시 닫혔다. 이스라엘 현지와 국내 성지순례 여행사들은 “완전한 평화가 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 재개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이스라엘 성지순례가 다시 열린 건 2022년 5월 17일 서울 연동교회(김주용 목사) 성지순례팀이 텔아비브 벤구리온공항에 입국하면서부터였다. 이를 시작으로 성지순례팀의 이스라엘 방문이 줄을 이었고 같은 해 11월 이스라엘관광청 한국사무소가 목회자 대상 성지순례 홍보에도 나설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성지 하늘은 열렸지만 ‘글쎄’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습으로 폐쇄했던 자국 영공을 7시간 만에 다시 열었다. 하지만 불안감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성지전문가인 이강근 이스라엘 예루살렘 유대학연구소 소장은 16일 국민일보와의 메신저 인터뷰를 통해 “영공은 열렸지만 대부분 항공사가 운항을 중단했고 몇몇 항공사가 비행기를 보내고 있지만 성지순례객을 실어나를 상황은 분명 아니다”면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은 중단됐어도 이란 공습은 물론이고 북쪽에선 헤즈볼라가, 남쪽에선 후티 반군이 지속해서 자폭 드론을 보내고 있어 정세는 매우 불안하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보통 성지순례팀 모집에서 출발까지 길게는 1년 이상 걸리는 걸 고려하면 이스라엘 성지순례가 다시 시작되기까지는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할 거로 보인다”면서 “순례객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던 코로나 때와 같은 상황으로 이스라엘에 오려던 순례팀들은 아예 일정을 취소했거나 그리스와 튀르키예 등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더 늙기 전에 가려 했는데”
성지순례를 준비하던 교회들의 시름은 깊다.

서울 서초구 일신교회(박강민 교회)는 지난해 12월 이스라엘 방문을 갈 예정이었지만 하마스와 전쟁으로 잠정 연기했다. 이란의 공격으로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자 더욱 낙심하는 분위기다.

이 교회 박강민 담임목사는 “2년 전부터 성지순례 비용을 모았고 성지 공부와 운동까지 하며 준비했지만 성지를 밟지 못했고 계속 시간만 지나고 있다”면서 “이란 공습까지 겹치면서 고령의 교인들의 아쉬움이 무척 크시다”고 했다.

고령의 교인들은 ‘마지막 성지순례’가 될 수 있다며 운동까지 하면서 체력을 길렀다고 한다.

박 목사는 “현실적으로 성지순례가 무기한 연기된 셈인데 교인들과 성지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기다릴 뿐 지금 당장 할 일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 연동교회 성지순례팀이 2022년 마리아가 아기 예수에게 수유한 걸 기념하는 우유동굴교회에서 기도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올 9월 재개도 미지수
성지순례 여행사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전황으로 패닉에 빠졌다.

이동환 천지항공 가이드는 “지난해 하마스와의 전쟁 이후 항공권을 취소하지 못한 순례팀은 터키나 로마 등 다른 나라 성지순례로 급히 옮겨 순례를 마쳤다”면서 “하지만 이란 변수가 생기면서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모든 성지순례 계획은 취소됐고 일부 여행사가 오는 9월 순례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전쟁터’라는 인식이 큰 데다 불안감도 적지 않아 올 성지순례가 가능할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코로나 직후의 혼란기를 다시 겪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2년 이상 닫혔던 성지가 재개되는 과정에서 ‘호텔 예약난’ ‘치솟은 물가’ 등 여러 난제가 드러났다.

코로나 기간 모든 여행업도 개점휴업 상태가 길어지면서 순례가 재개된 뒤에도 호텔 가동률이 30% 수준에 그쳤고 성지 입장료와 식비, 갈릴리호수 뱃삯 등이 모두 가격이 올라 성지순례 비용이 일제히 상승했었다.

한 관계자는 “겨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나 했는데 다시 그때로 돌아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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