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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에 뺨 맞은 한국… 환율 치솟고 물가 아찔

하나은행 딜러들이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윤웅 기자

중동 정세 격화로 원·달러 환율이 15일 1380원을 돌파하면서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등 비용이 오르자 식품·외식업체들은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6원 오른 1384.0원에 마감했다. 2022년 11월 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1400원대를 눈앞에 뒀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여파 등 단 세 차례다.

달러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강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것이란 예상에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확산한 것이다.

일본 엔화 약세도 이어졌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4엔 부근까지 오르면서 엔화 가치는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환율은 고유가와 함께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수입 물가가 올라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날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0달러 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85달러 선에 거래됐다. 일각에선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외부 영향으로 이날 국내외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1%대 하락해 2640대까지 떨어졌다가 2670.43으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 역시 장중 1.8%대 하락하다 일부 만회해 3만9232.80으로 장을 마쳤다.

국내 업체들은 메뉴 가격을 올리며 물가 불안을 부추겼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을 이유로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인상했다. 치킨 브랜드 파파이스도 치킨 샌드위치(버거) 디저트류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100~800원) 올렸다. 최근 코코아, 설탕 등 식품 원료 가격 상승에 따라 식품업체도 가격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시장상황 점검 회의에서 “중동 사태로 당분간 글로벌 위험회피 흐름이 강화되고 이스라엘의 대응 강도, 주변국 개입 여부 등 상황 전개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국제 유가와 환율 움직임, 글로벌 공급망 상황 변화 등에 따라 물가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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