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니냐구’ 멤버십 기습인상 시끌

와우멤버십 4990→7890원…58.1%↑
“시장 장악한 플랫폼의 전형” 반발
“가입자 이탈 크지 않을 것” 시각도


1400만 유료 회원을 보유한 쿠팡이 멤버십 요금을 58%나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쿠팡이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 와우멤버십에 가입하는 신규 회원의 요금을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올렸다. 2021년 말 멤버십 요금을 4990원으로 올린 지 약 2년 4개월 만이다. 월 요금 4990원을 내던 기존 회원들은 오는 8월부터 새로운 요금이 적용된다. 이번 인상으로 쿠팡의 유료 멤버십 수익은 연 8388억원에서 1조326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 이용 빈도가 높은 회원 수백만명의 경우 연간 약 97만원을 절약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나의 멤버십으로 무료 로켓배송·반품·직구·OTT 서비스 이용 등으로 고객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쿠팡 관계자는 “와우멤버십은 쇼핑, 엔터테인먼트, 음식배달까지 모두 무료 혜택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압도적인 가성비를 갖췄다”며 “와우회원을 위한 특별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의 비판 목소리가 높다. 한 이용자는 “사실상 부가혜택인 쿠팡플레이나 쿠팡이츠는 사용하지 않는데 연간 10만원 가까이 지불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요금이 오르기 전인 7월까지만 사용하고 당분간 해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지 보름 만에 멤버십 가격을 올린 점과 단번에 높은 인상률을 적용한 것에 대한 반발도 크다. 다른 이용자는 “온라인 시장을 장악한 뒤 수익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의 전형적인 사업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 반발에도 급격한 요금 인상에 나선 것을 두고 유통업계에선 10년간 누적적자 6조원 이상을 내며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온 쿠팡의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률이 1.9%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성이 낮다. 앞서 쿠팡은 알리바바의 국내 물류센터 구축 등 대규모 투자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3년간 3조원을 투자해 전국 5000만 인구에게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증시에선 이번 요금 인상으로 쿠팡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각) 기준 뉴욕증시에서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아이엔씨(Inc) 주가가 종가 기준 21.25달러로 전날보다 2.19달러(11.49%) 올랐다. 쿠팡의 주가가 20달러 선을 넘은 것은 1년 6개월 만이다.

업계에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실제 이탈하는 소비자가 그리 많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쿠팡이 2021년 12월 유료 멤버십 회비를 2000원 인상했을 때 유료 회원 수는 이듬해 200만명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은 한차례 가격 올린 후에도 가입자가 유지되는 록인(lock-in) 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며 “일상을 파고든 쿠팡의 뚜렷한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 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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