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美 자영업 문화… 배달전문 식당들 문닫는다

뉴욕타임스, “바쁜 시간대 주문 폭주·음식 질 저하 등이 문제”

팬데믹이 펼쳐졌던 2021년 4월 21일 미국 뉴욕의 한 거리에서 자전거를 탄 배달기사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에서 팬데믹 때 급성장했던 온라인 배달 전문 식당이 속속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영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형 외식업체들이 최근 레스토랑을 직접 찾는 방문객들의 증가세를 고려해 배달 전용 전략을 재설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유명 체인인 웬디스는 2021년 발표한 배달 전용 매장 700곳 증설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는 지난해 이른바 ‘유령 주방’(배달 전문)을 폐쇄했다. 이는 음식 배달 주문에 따른 과도한 주방 업무 폭증과 고객 불만 증가 등 압박 때문이라고 NYT는 전했다.

현지에서는 배달 전문 업체인 ‘가상 식당(Virtual restaurant)’이 팬데믹 당시 유행했다. 넓은 공간을 임대할 필요 없고 많은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머라이어 캐리와 위즈 칼리파 같은 가수들은 쿠키와 치킨 너깃 등 메뉴를 활용해 자신들만의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상가임대 전문 업체인 CBRE는 “2025년까지 유령 주방은 업계 매출의 21%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고객들이 다시 식당으로 발걸음을 돌리며 불과 3년 만에 이런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의 외식 서비스 부문 분석가인 도로시 캘바는 “소비자들은 다시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하면서 브랜드 자체와의 관계를 갈망하고 있다”며 “배달 전문 식당은 소비자와 그런 관계를 맺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달 전문 식당의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운 점도 이런 현상의 한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배달 주문이 대부분 레스토랑에서 하루 중 가장 바쁠 때 몰리기 때문에, 일 처리하는 게 쉽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배달 음식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소비자들이 직접 식당을 찾게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우버이츠’는 지난해 사람들의 각종 불만으로 약 8000개의 식당을 자신들의 목록에서 삭제했다고 한다.

구독자 수가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유명 유튜버 미스터비스트(본명 지미 도널드슨)는 2020년에 ‘버추얼 다이닝 콘셉트’와 협력해 미스터비스트 버거를 출시했으나, 음식 품질에 대해 고객 불만이 쏟아지자 뉴욕 법원에 계약 해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버추얼 다이닝 콘셉트 역시 미스터비스트 측에서 온라인을 통해 반복적으로 비판적 글을 게시한 것을 문제 삼아 맞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