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정동의 모던 걸과 춤추다

5월 1~4일 국립정동극장 ‘모던정동’


정동(貞洞)은 한국 근대사의 중심지였다. 개화기 이후 서양 열강의 공사관이 들어서면서 외교의 중심지가 되는가 하면 서양식 교육기관과 교회 등이 자리잡으며 신문물 수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 됐다. 국립정동극장은 올해 정동 지역의 특성을 살린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5월 1~4일 초연되는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모던정동’이다.

‘모던정동’은 2024년을 살아가는 현대의 인물 유영이 100년 전 정동으로 타임슬립해 당대의 모던걸 화선과 연실을 만나는 이야기를 담은 연희극이다. 안경모 연출, 김가람 대본, 정보경 안무, 신창열 작곡·음악감독 등의 창작진이 뭉친 이번 작품은 전통과 서구문화가 섞여 있던 근대의 예술을 춤과 음악으로 풀어냄으로써 연희의 범주를 확장하고자 했다. 100년 전 정동을 주된 무대로 펼쳐지는 모던 연희극으로서 당대 유행했던 의상과 분장 등을 선보인다. 여기에 근대 가요 ‘사의 찬미’, 신민요 ‘봄맞이’와 ‘처녀총각’, 만요 ‘그대와 가게되면’ 등 당대의 유행가와 함께 이번 작품을 위해 새롭게 작곡한 음악들이 등장한다.

이번 공연은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지는 춤으로 서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창작춤부터 찰스턴 스윙, 신민요춤, 레뷰 댄스까지 장르의 범위가 넓다. 객원 배우 윤제원과 김유리가 극의 서사를 이끄는 해설자 격인 소리풍경으로 출연해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100년 전의 정동 거리, 정동교회, 전차, 극장, 덕수궁 등 시대를 담은 콜라주 영상도 집중도를 높인다. 실제 근대 대중극장에 와있는 듯한 극중극 만담 장면과 재즈 음악이 함께하는 스윙 댄스 장면도 하이라이트다.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정성숙은 “한국 최초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의 복원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국립정동극장이 이번에 정동의 문화와 지역적 특성이 가득 담긴 신작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5월 4일(토) 공연에 한해 정동 지역의 근대문화유산과 공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모던정동 한바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모던정동 한바퀴’를 구입한 관객은 중명전,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정동교회, 이화여고 심슨기념관, 구 러시아 공사관을 문화해설사와 둘러본 후 ‘모던정동’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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