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사무실에 압수수색이 들어온다면?

[허윤 변호사의 ‘쫄지 마 압수수색’(4)]


압수수색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근거해 진행된다. 수사기관은 은밀하고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집행한다. 당사자는 기습적인 압수수색으로 당황하고 위축된다. 형사소송법은 당사자가 영장을 제시받는 단계부터 압수물을 돌려받는 단계까지 당사자의 권리를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자신의 권리를 잘 알지 못한다. 이 글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압수수색을 피하는 방법에 관한 글이 아니다. 법에 규정된 당사자의 권리를 알려줘 수사기관과 당사자가 동등한 입장에서 제대로 된 수사와 방어를 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수사기관이 들고 온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이 신중한 검토를 거쳐 발부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수수색은 성격 자체가 대상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밀한 사적 영역인 집에 생판 모르는 사람을 들이는 것 자체가 커다란 침해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수사기관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중하게 판단해 필요한 최소한의 한도에서 압수수색을 허가합니다. 적법한 절차를 거친 영장이므로, 압수수색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사실 압수수색은 신속하고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대비할 방법도 거의 없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듯 회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갑자기 회사 로비에 수십 명의 검사, 수사관이 등장하여 영장을 제시하고 범죄사실과 연관된 압수 대상물이 있는 장소를 수색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출입절차가 존재한다며, 보안요원이 수사관들의 사무실 진입을 막는 등 압수수색을 막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통상 수사관들은 보안요원들과의 물리적 마찰을 피하고 대응을 자제하면서, 영장 집행에 불응할 어떠한 불이익이 있는지를 설명하며 사무실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증거인멸을 막기 위한 급습이 필요한 경우 수사관들은 출입절차를 무시하고 출입 차단기를 넘어 압수수색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 시점에서 공무집행이 시작되므로, 막거나 방해한다면 공무집행방해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현행범으로 취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압수수색 영장은 장소가 구체적으로 적혀있어야 합니다. 영장에 특정한 ‘사무실’이 적혀 있다면, 수사기관은 사무실 책임자에게 영장을 제시하고 변호인을 참여하게 할 수 있다고 고지한 후 압수수색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때 증거인멸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압수 대상자들을 공간적으로 격리하는 경우도 있고, 휴대전화 등의 사용을 금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는 통상적인 것이므로 만약 예외적인 상황이 있다면 그 이유를 설명한 후 장소를 이동하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압수수색 당사자를 격리하는 목적은 공범 등과 연락하여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시도를 막기 위한 것이므로,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지요.

생전 처음 검사와 수사관을 보면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 또한 그들에게 맡겨진 일을 하는 것이므로 크게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가장 많은 분쟁이 발생하는 지점은, 각 직원의 업무구역에 대한 수색과 압수 절차에 대한 것입니다. 예전에야 사무실 책임자에게 영장을 보여 준 후 사무실 전체를 압수수색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요즘에는 개인적 업무공간인 경우에는 수색을 할 경우에도 영장을 제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개인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경우에는 더욱 엄격하게 적용이 됩니다. 만약 수사기관이 개인적 물품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려 할 경우, 영장을 요구하여 압수수색이 정당한 지 확인해도 됩니다. 영장에는 압수할 물건과 장소, 범죄사실 등이 적혀 있으므로, 영장 범위 밖의 물건이라는 점을 알려 압수수색을 받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압수수색에 대해 법원의 시각이 엄격해지는 만큼, 압수수색 당사자의 권리 보호는 더욱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허윤 변호사는?] 법무법인 LKB 형사대응팀, 디지털포렌식팀. 국회, 검찰청, 선거관리위원회, 정부 부처, 교육청, 기업 본사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수 차례 집행.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연계 조기조정위원, 대법원 국선변호인 등으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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