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정동영·추미애·나경원…돌아온 ‘정치 9단’들

왼쪽 사진부터 박지원 정동영 추미애 나경원. 각 캠프 제공, 연합뉴스

제22대 총선에서는 정치 잔뼈가 굵은 ‘올드보이’(OB)들이 여의도 귀환을 알렸다.

11일 개표 결과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당선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헌정사상 지역구 최고령 당선인이 됐다. 1942년생인 그는 만으로 81세다. 임기가 종료되는 2028년엔 85세가 된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 출신인 박 전 원장은 ‘정치 9단’이라는 별칭처럼 정치권과 방송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왔으나 21대 총선에서 ‘정치 신인’이던 민주당 김원이 의원에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며 정치 재개를 엿봤다.

전남 해남·완도·진도 박지원 당선인. 본인 제공

전북 전주병 당선된 정동영(70) 전 통일부 장관도 화려한 복귀의 주인공이 됐다. 전희재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80%가량의 득표율로 압승하을 거두며 5선 고지에 올랐다. 정 전 장관은 21대 총선에서 고교·대학 후배이자 정치적 라이벌인 김성주 현 의원에게 금배지를 내준 바 있다.

정 전 장관은 “오늘의 승리에 도취하지 않고 당선의 기쁨보다 앞으로 짊어져야 할 책무를 더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가에는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정체성을 중심으로 대안세력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봉사”라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과 정 전 장관은 모두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과거 탈당자를 대상으로 추진한 ‘대사면’ 때 복당해 여의도 귀환을 위한 칼을 벼리다가 일찌감치 이번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두 사람은 공천 과정에서 용퇴 압박을 받기도 했지만, 개인 경쟁력을 앞세워 당내 경선에서 현역 의원인 윤재갑(초선)·김성주(재선) 의원을 각각 따돌리고 공천장을 따냈다.

전북 전주병 정동영 당선인. 연합뉴스

추미애(66)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기 하남갑에 당선되면서 6선 고지를 밟게 됐다. 추 전 장관은 “뜨거운 지지로 느낀 것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혹독한 심판이었다”면서 “윤석열 정권에 제동을 걸고 민생을 지키고 국민을 지키는 사명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판사 출신으로 여성 최초 5선 의원, 제2대 민주당 대표 등을 지낸 추 전 장관은 ‘추다르크’(추미애와 잔다르크의 합성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각을 세운 바 있다.

경기 하남갑 추미애 당선인. 추미애 캠프 제공

여권에서는 4선 출신 나경원(61) 국민의힘 전 의원이 귀환했다. ‘한강벨트’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 서울 동작을에서 민주당 영입인재인 류삼영 전 총경을 물리치고 승리를 따냈다. 5선에 오른 그는 4년 만에 국회로 돌아가게 됐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무려 6차례나 이곳을 찾았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나 전 의원이 54% 이상을 득표하며 이 대표의 지원 사격을 무위에 그치게 했다.

서울 동작을 나경원 당선인. 연합뉴스

나 전 의원은 “거친 선거 과정이었지만 주민들께서 저를 믿어주실 거라고 생각했고 뚜벅뚜벅 진심을 알리려고 노력했다”며 “10년간 동작에 있었는데 그 진심을 주민들께서 알아주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22대 국회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서는 “예상하건대 아주 녹록지 않은 국회의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된다”면서 “굉장히 국민께서 답답해하시고 어려운 일이 많은데 또다시 정쟁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가 굉장히 높다. 국회가 국민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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