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제빵왕’…檢, 허영인 SPC 회장 체포 하루 뒤 구속영장

검찰, 허 회장 사후 구속영장 청구
‘민주노총 탈퇴 강요 의혹’
SPC 측 “무리한 수사, 유감”

허영인 SPC그룹 회장. 국민일보DB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허 회장이 여러 차례 소환에 불응하자 전날 체포영장을 집행해 강제 수사를 진행한 뒤 당분간 추가로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임삼빈)는 3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한 사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전날 오전 8시쯤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입원해 있던 허 회장을 체포했다. 피의자를 체포한 경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하는데, 구속영장 청구라는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범죄의 중대성과 그간 허 회장의 조사 태도, 증거인멸 우려, 도주 우려 등을 강조하며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승진 불이익을 주는 등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 노조의 조합원 확보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먼저 구속 기소한 황재복(62) SPC 대표이사 등 임원진 조사 과정에서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시위를 벌이자 허 회장이 해당 노조 와해를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지난달부터 이달 1일까지 업무 일정, 건강 등을 이유로 4차례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에는 검찰청에 출석했으나 가슴 통증을 호소해 약 1시간 만에 조사가 중단됐다.

허 회장은 전날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에서 밤을 보냈다. 검찰은 이날도 허 회장을 불러 노조 와해 지시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SPC가 2020년 9월∼2023년 5월 검찰 수사관을 통해 허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배임 혐의 수사 정보를 빼돌리는 과정에 허 회장이 관여했는지도 규명할 방침이다.

SPC는 입장문을 내고 “허 회장은 심신 안정을 취해 건강 상태가 호전되면 검찰에 출석하려 했고 이런 사정을 소상하게 검찰에 소명했으나 검찰이 허 회장의 입장이나 상태를 무시하고 무리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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