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서 29세라 했더니 비아냥”… ‘만 나이’의 설움

최대 2년 차이 나는 ‘만 나이’
3명 중 1명만 ‘만 나이’ 사용

입력 : 2024-04-03 11:15/수정 : 2024-04-03 13:17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게티이미지뱅크

1994년생 A씨는 최근 지인 소개로 소개팅을 나갔다가 얼굴을 붉혀야 했다. 생일이 10월인 그는 ‘29세’로 자신을 소개하고 나갔는데, 상대방은 “94년생 13학번이면 31세 아니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A씨는 “그 자리에서 만 나이에 대한 논쟁을 벌이기 싫어 서둘러 자리를 마무리했지만 억울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소개팅 등에서 자신의 나이를 ‘만 나이’로 소개했다가 상대로부터 핀잔을 들었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만 나이 관련 법률이 시행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세는 나이’가 통용되는 탓이다.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가 지난해 10월 국민 2687명 대상으로 일상에서 어떤 나이를 쓰는지 물어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6%만이 ‘만 나이를 쓴다’고 답했다. 아직 만 나이를 쓰는 이들은 3명 중 1명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10대 사이에서 ‘세는 나이’를 쓴다고 응답한 비율이 58%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직장에서 만 나이를 공개했다가 창피를 당했다는 경험담도 적지 않게 나온다.

최근 한 직장인 B씨는 온라인상에 게재한 ‘다들 무슨 나이로 살고 계신가요? 만 나이 or 한국 나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 직장에서는 32살이었는데 해가 바뀌었고 생일이 안 지났으니 만 나이를 적용해 31살로 사는 중”이라며 “(바뀐 법에 따라) 31살이 진짜 제 나이라고 생각해서 아무 생각 없이 31살이라고 얘기하고 다녔는데, 최근 다른 직원들과 출생연도를 얘기하던 중 저랑 동갑인 직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이런 얘기를 들은 직원들은 B씨에게 농담과 진담을 섞어 “그렇게 어려지고 싶었냐”고 무안을 줬다고 한다.

B씨는 “동안이긴 하지만 나이까지 어려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며 “만 나이가 시행됐으니 ‘새해부터라도 진짜 내 나이로 살아야지’ 하고 만 나이로 살고 있었던 것일 뿐”이라고 호소했다.

세는 나이는 태어난 해를 1세로 두고 매년 나이를 더해가는 셈법이다. 가령 1994년생인 A씨의 경우 생일과 관계없이 2024년 기준 31살이 된다.

반면 만 나이는 자신의 생일로부터 현재 시점까지 실제로 얼만큼의 기간이 지났나를 기준으로 나이를 세는 방법이다. A씨처럼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29세, 생일이 지났다면 30세가 된다. 태어난 시점으로부터 실제로 29년이 지났는지 30년이 지났는지를 따지는 셈이다. ‘연 나이’는 만 나이와 비슷하지만 태어난 해를 0세로 두고 1세씩 더해간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한 네티즌은 “이제 법으로 정해진 만큼 의식적으로라도 만 나이를 쓰려고 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나는 만 나이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한국 사회에서 세는 나이가 통용되는 상황에서 만 나이라는 언급 없이 대화를 이어가면 속이려는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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