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낸 할아버지의 ‘반전’…꽃집 주인이 전한 후일담[영상]

24시간 꽃집에서 무인단말기(키오스크) 결제 방법을 몰라 고민하고 있는 80대 남성의 모습. 가게 내부 CCTV. A씨 제공

경남 진주에서 24시간 꽃집을 운영하는 점주가 무인단말기(키오스크)를 사용할 줄 모르는 ‘할아버지 고객’의 뭉클한 행동으로 화제가 된 영상의 후일담을 22일 국민일보에 전했다. 그는 “(할아버지가 꽃을 선물하고 싶어 했던) 아내 분도 이후 가게를 찾아주셨다”며 좋은 인연을 새로이 맺게 됐다고 했다.

점주 A씨는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에 80대 남성의 모습이 담긴 매장 내부 CCTV 영상을 올렸다. 지난 4일 오전 6시쯤 녹화된 영상이었다. A씨의 가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직원이 상주하지만, 그외 시간에는 무인매장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영상이 녹화된 것은 직원이 출근하기까지 약 3시간을 앞둔 시점이었다.

영상은 할아버지가 키오스크 앞을 한동안 서성이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할아버지는 이후 매장 내부로 들어가는 ‘문 열림’ 버튼을 눌러보고, 문이 열리지 않자 직원 출근시간이 적힌 안내문을 골똘히 바라봤다. 결국 잠시동안 고민한 끝에 꽃 한 다발을 들고 매장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3시간 뒤 직원의 출근시간에 맞춰 할아버지가 다시 가게를 찾았다. 할아버지는 직원에게 “키오스크를 사용할 줄 모르고 계좌이체도 할 줄 몰라서 여기 있는 꽃다발을 일단 가져갔다. 본의 아니게 돈을 안 내고 가서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고 한다.

A씨는 “할아버지가 생일인 아내에게 꽃을 선물했다고 들었다”며 “꽃다발이 없어진 것을 보고 저희가 놀랄까 봐 출근 시간에 맞춰 달려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감동받았다”고 했다. 이어 “CCTV 영상을 보면서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결제할 수 없어 곤란해하는 마음이 동시에 느껴져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할아버지는 꽃다발 값을 계산하고 나서 직원에게 키오스크 사용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A씨는 “방법을 알려드리니 ‘너무 좋은 시스템’이라고, ‘굿, 굿(good, good·아주 좋아)’이라고 말씀하셨다더라. 굉장히 신사적인 분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할아버지가 꽃다발을 선물한 아내, 할머니도 만났다. 할머니가 꽃집을 방문한 것이다. 직접 인사를 전한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계산을 못한 그 3시간 동안 크게 걱정하며 마음을 졸였다고 A씨에게 전했다. 할머니는 그런 할아버지에게 “그러게 왜 돈도 안 내고 가져오냐”며 “얼른 가서 계산하고 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여전히 낭만을 간직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에 자신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보통 어르신들이 안개꽃과 장미꽃을 좋아하는데 할아버지가 그 두 종류의 꽃으로 장식된 꽃다발을 가져갔다. 두 분 모두 정말 낭만적인 것 같다”며 할머니 역시 꽃다발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고 말했다.

현재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은 예상치 못한 관심에 놀라워하고 있다고 한다. 그보다 놀라운 것은 할머니의 생일이 마침 A씨의 생일이기도 했다는 점이다. A씨는 “영상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는데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맺어진 인연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져서 기분이 무척 좋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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