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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사망사고 내고 “딸이 그랬다”… 그런데도 영장 기각

경찰, 60대 운전자 불구속 송치
피해자 싣고 병원 아닌 딸 찾아가
법원 “증거인멸·도주 우려 없다”


무면허 상태로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응급조치 없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다 결국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6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 이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도 “딸이 그랬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그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60대 남성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범인은닉교사, 보험사기방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9일 오전 10시30분쯤 강릉시 신석동의 한 거리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오토바이 운전자 B씨(78)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지만 A씨는 119에 신고하지 않은 채 B씨를 차량에 싣고 딸을 만나러 이동했다.

이후 A씨는 딸에게 운전대를 맡긴 뒤 병원으로 향했지만 B씨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아닌 딸이 그랬다”는 주장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사고를 낸 운전자는 A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음주운전 전력으로 면허취소 상태였던 A씨는 경찰과 보험사, 심지어 피해자 유족에게도 딸이 운전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며 추궁하자, 결국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을 통해 청구된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불구속 상태로 A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온 끝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범죄은닉죄와 관련해 친족 또는 함께 사는 가족이 범인을 은닉한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다는 법규에 따라 딸은 입건하지 않았다.

피해자 유가족은 “한 가정의 가장이 허망하게 돌아가셨고, 유가족들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가해자가 구속조차 되지 않아 억울하다”며 “가해자를 구속 수사하고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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