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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대 교수가 꼽은 日증시 고공행진 이유는?

미야카와 다이스케 교수 인터뷰
“기업 거버넌스·엔저·금리 덕”

입력 : 2024-03-04 18:09/수정 : 2024-03-04 18:15

일본 증시가 연일 뜨겁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상장사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일본 현지에선 ‘테마주 효과’가 아니라고 한다.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10년에 걸친 우상향 그래프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실행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바탕으로 엔저(엔화 약세)와 금리 정책 등이 주식 투자의 매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미야카와 다이스케 와세다대 상학부 교수는 지난달 2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 지수) 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엔저와 금리”라고 말했다.

일본은행(BoJ)이 8년째 유지해온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증시 회복을 위한 마중물이었다. 일본 내에서는 저금리로 엔화를 빌릴 수 있었고, 엔화 가치 하락으로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을 ‘바겐 세일가’에 매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마이너스 금리를 탈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일본은행이 정책 금리를 소폭 올리더라도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특히 은행주가 오르고 있다. 일본의 대표 은행주인 미쯔비시UFJ파이낸셜 주가는 올해만 30%가량 오르며 2006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익성이 낮던 시중은행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주가 상승의 배경이다. 미야카와 교수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그동안 이자 수익이 없던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려 이익을 낼 수 있게 된다”며 “은행은 지난 10여 년간 인기 없는 직장이었는데 요즘 은행 취업에 관심을 두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은 자본시장에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에 주식시장이 활황이면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부연했다.

다른 증시 활황의 이유로 미야카와 교수가 강조한 것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힘이다. 그는 “어떤 기업의 주가가 올랐나 연구해봤더니 사외이사를 잘 등용한 기업, 적극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기업의 주가가 올랐다”며 “지난해 도쿄증권거래소가 상장사에 기업가치 제고 요청을 했다지만 그것이 주된 효과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 상장사들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게 된 계기는 뭘까. 미야카와 교수는 ‘정부의 메시지’에 방점을 뒀다. 오래전부터 정부가 기업들의 의식을 바꾸려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도쿄증권거래소 외에도 경제산업성 등이 ‘기업 지배구조 정책을 추천합시다’ ‘여성을 활용합시다’ 식의 메시지를 많이 내고 있다”며 “기업들, 특히 경영층의 의식을 바꾸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야카와 교수는 한국이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에 관해선 “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기초체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주가 상승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엔저, 의식 변화 등 우연찮은 훈풍도 작용했다. 한국은 해외시장 개척을 잘하므로 이런 힘을 더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도쿄=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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